아베 신조, "비핵화 전제로 한 대화 높이 평가"…北 구체적 실천·검증 필요 강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3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과의) 대화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실천 의지와 검증의 중요성을 함께 주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 원장은 아베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지를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핵과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은 일본의 기본 방침”이라면서 “비핵화를 향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 그 말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과 확실히 공조하고 싶다”며 “한·미·일 협력으로 핵과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을 향해 전력을 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큰 담판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 기회를 단순히 시간벌기 용으로 이용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 원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보인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가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한일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한반도의 비핵화,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두 정상간의 의지,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흐름이 시작된 것은 평창 올림픽에 아베 총리가 참석하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 원장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5분 예정 면담을 훌쩍 넘긴 한 시간 동안 대화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비공개 면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거듭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접견에 우리 측은 서 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가 자리했다. 일본 측에서는 고노 다로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실 국장, 가나스기 겐지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 등이 배석했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러시아로 향했다. 18일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