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더 뉴 CLS', 스포츠카? 미래차?...한국 입맛까지 담았네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도,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에서도 한결같은 질주본능에 반했다. 전기차를 타는 듯한 민첩한 가속반응과 강렬한 스포츠카 성능은 '한번 질러 봐'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4도어 쿠페 차량 '더 뉴 CLS'.
메르세데스 벤츠의 4도어 쿠페 차량 '더 뉴 CLS'.

지난 달 26·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4도어 쿠페 '더 뉴 CLS' 세 모델을 시승했다. 이틀 동안 세 차례 시승에서 고성능 AMG 모델 'AMG CLS 53 4MATIC+'부터 가솔린 'CLS 450 4MATIC', 디젤 'CLS 400d 4MATIC'를 차례로 탔다.

더 뉴 CLS의 첫 느낌은 벤츠 직원들이 줄 곳 설명한 대로 '상어 코(Shark Nose)' 이미지가 뚜렷했다. 앞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는 전면은 날렵한 상어 코를 연상시켰다. 옆모습은 높은 벨트라인(창문과 문짝 경계선)과 프레임이 없는 측면 유리창, 낮은 사이드 윈도우는 스포티한 스타일을 강조했다. 후면의 다소 투박하면서도 매끈한 라인은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상어 코' 이미지를 부각시킨 '더 뉴 CLS'.
'상어 코' 이미지를 부각시킨 '더 뉴 CLS'.

내부 인테리어는 벤츠만의 고급스러움뿐 아니라, 첨단적인 이미지가 돋보였다. 제트기의 터빈을 닮은 송풍구는 실내 온도나 사용자 설정에 따라 64개의 색을 연출한다. 온도 변화에 따라 붉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만으로 온도변화를 직감할 수 있다. 계기판은 12.3인치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두 개 연결해 탁 트인 시각적 효과를 줬다. 이는 한국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젊은 고객층을 위해 별도로 제작됐다. 더 뉴 CLS는 한국 고객 설문 조사를 통해 CLS 역대 최초로 4인승 시트와 5인승 두 가지로 설계됐다. 뒷좌석 등받이도 접을 수 있어 적재공간을 최대 520리터까지 늘릴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CLS' 실내 모습.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CLS' 실내 모습.

'AMG CLS 53 4MATIC+'를 타고 바르셀로나 공항부터 시내 외곽 타라델에 위치한 엘 세라트 델 피가로까지 약 136km를 달렸다. 고속도로에 들어섰을 때 액셀을 살짝 밟자, 순식간에 200km까지 치고 나갔다. 이 때 속도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주행의 안정적인 주행감은 무척이나 탁월했다.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AMG CLS 53 4MATIC+'는 320kW(435마력)의 출력과 최대 53kg.m의 토크성능을 발휘한다. 'EQ 부스트 스타터-얼터네이터'기능으로 순간적으로 16㎾(22마력)의 추가 출력과 25.5kg.m의 토크를 제공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 도달까지 4.5초가 걸리고, 최고 속도는 270km/h다. 특히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엔진 동력 성능을 추가로 지원한다. 하이브리드와 같은 연료 절감뿐 아니라 6기통 엔진이지만 8기통에 맞먹는 성능을 발휘한다. 직접 타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CLS만의 장점이다.

시승에 앞서 주차 중인 '더 뉴 CLS'.
시승에 앞서 주차 중인 '더 뉴 CLS'.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구불구불한 산길이 이어졌다. 반복되는 회전 구간에서도 민첩한 코너링은 운전의 재미와 함께 편안한 주행감을 유지하게 했다.

두 번째 시승차로 'CLS 450 4MATIC'를 탔다. 이 차 역시 EQ부스트를 갖췄다.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367마력의 최대 출력을 EQ부스트가 22마력의 추가 출력성능을 낸다. 최대 토크는 가솔린 엔진이 51kg.m을, EQ부스트가 추가로 25.5kg.m을 발휘한다. 하지만 앞서 AMG 모델을 시승한 탓인지, 두 차의 주행감은 달랐다.

메르세데스 벤츠 'AMG CLS 53 4MATIC+ '.
메르세데스 벤츠 'AMG CLS 53 4MATIC+ '.

세 번째로 'CLS 400d 4MATIC'를 몰았다. 스포츠카 수준의 크게 역동적인 주행보다는 CLS 모델 중에 비교적 정숙한 주행을 선호하는 층에 권하고 싶은 차다. 가솔린이나 AMG 모델에 장착된 EQ부스트는 없지만 가변 엔진의 밸브-리프트 제어 기술로 높은 연비 효율과 배출가스를 저감시켰다. 3.0리터 디젤 엔진이 최대 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71.4kg.m을 발휘한다.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는 그대로였지만 가솔린 모델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주행감은 역시 인상적이었다.
세번째 시승에서 반자율주행 기능을 조작해 봤다. 기술 완성도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 조작 버튼이 운전대 아래에 위치해 왼손 엄지를 뻗어 버튼을 아래 위로 밀어주기만하면 반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 양 차선의 중앙을 따라 스스로 주행하거나, 앞차의 흐름을 따라 속도 조절하는 건 기본이고, 반자율주행 모드를 가동한 상태에서 좌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가 알아서 차선 변경까지 했다. 차로 변경은 아직 우리나라엔 없는 기능으로 차선 변경하는 과정에서 옆 차선에서 달리는 차와 후측방에서 달려오는 차의 속도까지 계산에 안전성을 확보한 후 동작한다. 벤츠는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에 적용된 첨단 반자율주행시스템을 기본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더 뉴 CLS는 4월 독일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한국은 7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AMG CLS 53 4MATIC+ ' 보닛.
'AMG CLS 53 4MATIC+ ' 보닛.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