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K-의료기기 한자리에, 해외진출 성과 무르익는다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전시회(KIMES 2018)' 삼성전자 부스 전경.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전시회(KIMES 2018)' 삼성전자 부스 전경.

국내 의료기기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면서 세계 시장을 정조준한다. 전통 하드웨어(HW) 개념을 탈피, 소프트웨어(SW) 기반 4차 산업혁명 기대주로 부상했다.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제34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18)'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국내 649개 의료기기 기업을 포함해 미국·중국·독일 등 세계 34개국 1313개 기업이 첨단 솔루션을 선보였다.

4차 산업혁명, 정밀의료 등 헬스케어 산업을 관통하는 새 패러다임에 맞춘 국산 의료기기 고도화에 이목이 집중됐다. 기존 영상촬영 장비에 딥러닝 등 SW를 결합해 외산기업과 경쟁을 선언했다. 해외 기업이 장악한 병원정보시스템(HIS) 역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면서 신시장 창출에 주력하는 기업도 눈에 띄었다.

국내 의료기기 매출 1위 기업인 삼성메디슨은 프리미엄급 초음파 영상진단장비 'RS85'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제품은 미세혈류 진단보조 기능인 'MV-플로우'와 종양진단 시 진단지표로 활용되는 탄성 정도 정보를 제공하는 '에스-쉬어웨이브 이미징' 기술을 적용했다. 병변 위치와 크기를 자동으로 규격화하고, 양·음성 여부를 알려준다. 암 영상 빅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결과다. 관련 기술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 본격적인 해외 수출을 준비 중이다.

비트컴퓨터는 'AI관'으로 꾸몄다. AI 전자의무기록(EMR) 비트U 차트는 추천처방과 지식 탐색기술을 제공한다. EMR에서 환자 정보를 분석해 적절한 처방과 진단을 지원한다.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HIS '클레머'도 부스를 찾은 참가자 관심을 끌었다. 별도 서버 구축 없이 클라우드에서 HIS를 운영한다. 작년 출시 후 국내 10개 병원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수출을 타진 중이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국내 HIS 중 최초로 클라우드 버전으로 개발한 클레머는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기능까지 추가해 완성도를 높였다”면서 “행사기간 태국을 포함해 7개 기관 바이어와 공급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MES 2018' 셀바스AI 전경
'KIMES 2018' 셀바스AI 전경

셀바스AI는 빅데이터 기반 질병예측 솔루션 '셀비 체크업'으로 국내외 공급 확대를 노린다. 건강검진 기록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주요 암과 심뇌혈관질환, 당뇨 등 성인병 4년 내 발병 확률을 알려준다. 작년 출시와 비교해 폐암, 전립선암 등이 추가됐다. 정확도도 90% 이상 향상됐다.

셀바스AI 관계자는 “건보공단 데이터를 추가 확보해 신뢰성을 높이고,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 인지도도 높였다”면서 “해외 대형 보험사에서 관심을 보여 해외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KIMES에 참가하며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디스플레이'에 승부를 건다. 회사는 수술용, 임상용, 진단용 모니터를 전시했다. 27형 울트라 HD 4K 수술용 모니터는 색영역 표준인 sRGB를 115% 충족한다. 비슷해 보이는 붉은색을 명확하게 강조한다. 27형 임상용 모니터는 800만개 픽셀 울트라 해상도를 갖췄으며, 21형 진단용 모니터는 내장된 색상 측정 장비가 색표현을 자동 보정한다.

'KIMES 2018' LG전자 부스 전경
'KIMES 2018' LG전자 부스 전경

LG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디스플레이 강점을 바탕으로 수술, 임상, 진단용 모니터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외 의료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면서 “LG디스플레이 강점을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만큼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화소수를 늘려 소니 등 글로벌 업체와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6조원으로, 전년대비 11.5% 성장했다. 하지만 연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 약 80%를 차지하는 등 영세성이 한계로 작용한다. 빅데이터, AI 등 첨단 ICT가 접목되면서 영세성 탈피와 신시장 창출 기대가 높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의료 영역에서 변화가 핵심”이라며 “최첨단 기술이 의료기기에 접목되면서 새로운 가치 창출과 해외 진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