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년 실업 해결책 '중기 취업자 실질소득 대기업 수준으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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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4년 동안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이하 청년에게 실질소득 1000만원 이상을 지원한다. 대기업과 임금 격차를 줄여 '재난 수준'의 청년 고용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1명을 신규 채용하면 연간 900만원을 고용지원금으로 준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18만∼22만명의 추가 고용을 창출, 청년실업률을 8% 이하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다. 청년 실업 해결에 정부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는 의미다. 국가 재원 마련이 관건이다.

◇정부 중심 청년일자리 지원…세제 마련이 관건

정부는 청와대에서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년일자리대책 보고대회'를 열고 △청년 고용 촉진 △청년 창업 활성화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창출 △해외 지역 전문가 양성 등을 내놨다. 정부는 최근 급증한 청년실업률(2017년 9.8%) 대책을 고민해 왔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청년 실업 대책은 중소기업 취업자의 실질 소득을 대기업 수준으로 올리는 지원제도가 핵심이다. 낮은 연봉 때문에 청년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스매치' 문제가 발생한다는 시각을 전제했다.

정부는 34세 이하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5년 동안 소득세를 전액 면제키로 했다. 전월세 보증금도 저리(1.2%)로 대출한다.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에게는 매월 교통비로 10만원을 지급한다. 청년 자산 형성을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지원 방안도 확대한다.

정부는 창업 활성화를 위해 청년 창업 기업에 5년 동안 법인세·소득세를 전액 감면한다. 청년 창업 기업이 아닌 연매출 4800만원 이하 창업 기업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군부대와 해당 지역 중소기업 간 취업 연계형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 전역 후 취업이 이뤄지도록 돕는다. 진학보다 취업을 먼저 택한 청년의 진학·유학도 지원, 전문가로 육성한다. 고졸자가 진학이 아닌 중소기업 취업을 택하면 400만원을 장려금으로 지급한다.

정부는 청년일자리 대책 추진을 위해 4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계획을 밝혔다. 본예산으로는 정책 추진비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달 초 국무회의를 거쳐 추경을 확정하고 당월에 국회 통과까지 추진한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추경과 결산잉여금, 기금 등을 우선 활용할 계획으로, 국채 추가 발행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이 같은 정부 지원 중심의 청년 일자리 대책에 대해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근본 처방이 될 수 없다”면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추 실장은 “기업의 일자리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청년 인턴제처럼 단기 일자리가 아닌 정규직의 질 좋은 청년 일자리를 대폭 늘려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국회가 청년 일자리 추경을 긍정 검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요 그룹사, 상반기 공채 나서… ICT 업계 채용 크게 늘려

재계가 정부의 일자리 대책 독려에 화답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이 일제히 상반기 공채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지난해보다 모집 인원을 크게 늘렸다. 호황을 맞은 전자·정보기술(IT) 업종은 채용을 크게 확대했다.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 각 그룹이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다. 5대 그룹은 그룹마다 1만명 안팎의 신규 채용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채용 시장은 신입사원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경력, 인턴 등 다양한 형태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채용 규모는 역대급 채용을 실시한 지난해보다 소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실적이 개선된 전자 계열사가 채용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전자, 금융, 물산 등 소그룹별로 채용 일정을 진행한다. 공채와 더불어 각 계열사는 인턴사원 모집도 동시에 진행한다.

김동연 부총리가 현장 방문한 LG, 현대차, SK도 일제히 채용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들 그룹은 앞으로 3~5년 단위의 중장기 채용 확대 계획까지 발표했다. 당분간 채용 시장에 훈풍이 예상된다.

SK그룹은 올해 8500명을 신규 채용하고 5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전통으로 정기 공채는 하반기에 진행하는 만큼 이 가운데 상당수 채용이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상반기에는 일부 신입을 비롯해 인턴과 경력직 채용이 진행된다.

LG그룹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공채 일정에 나섰다. 올해 LG그룹 채용 규모는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상반기에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직무 중심 우수 인재를 확보, 미래 자동차 시장 준비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제철 등은 3월 중에 상반기 신입사원 모집을 실시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에 7200여명을 채용한 롯데는 올해 상반기에도 30여개 계열사가 지난해와 비슷한 7000∼7500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