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부, 北과 냉정한 협상해야"

반기전 전 UN사무총장(앞줄 왼쪽 9번째)이 동북아공동체ICT포럼에서 강연한 후 석호익 포럼 회장(앞줄 왼쪽 8번째)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했다.
반기전 전 UN사무총장(앞줄 왼쪽 9번째)이 동북아공동체ICT포럼에서 강연한 후 석호익 포럼 회장(앞줄 왼쪽 8번째)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남북협상에 치밀한 전략 없이 나서면 북한 체제만 연장하면서 문제는 장기간 해결하지 못한다”며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삼정호텔에서 열린 동북아공동체ICT포럼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부가 냉정하게 대화에 나설 것을 건의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남북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20세기 말 이래 세계 정치외교사에 가장 큰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화가 성사되기까지 여러 복병이 있고 기획 단계부터 매트릭스를 짜서 대응하지 못하면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교묘하고 생존 능력이 강한 나라”라면서 “대화 핵심인 비핵화에 있어 우리와 해석이 다른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은 1990년 구소련 붕괴 이후 지금 두 번째 국가 존망의 기로에 섰다”면서 “과거에도 김일성이 비핵화 카드를 꺼내 우리와 협상하다 핵사찰로 인해 모든 대화가 중단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도 체제 유지에 위기감을 느껴 불가피하게 대화에 나선 것”이라면서 “정부가 최소한 이런 역사인식과 균형감 있는 시각을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은 “남북 경협은 이른감이 있다”면서 “긴장을 해소하고 신뢰를 쌓은 뒤에 협력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전력자산 투자가 매년 감소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나라의 존망과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생각하면 남이 우리를 돕겠다는데 우리 스스로 배척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