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첫 공개…정보기본권·생명권 등 신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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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가운데 헌법전문과 기본권 부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본권과 관련해 주체를 현행 헌법의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정부의 공공데이터 접근을 보다 유용하게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정보기본권을 신설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임금 의무를 국가에 부과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한 자리에서 “이번 개헌은 첫째도 둘째도 국민이 중심인 개헌이어야 한다”며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 국민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헌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기본권과 관련해 주체를 현행 헌법의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또 기본권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을 대폭 신설했다. 기본권 확대는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공약이다.

특히 기본권 주체가 현행 헌법에서 '국민'으로 돼 있는 것과 달리 '사람'으로 확대된 점이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인권의 수준이나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고려했다”며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기본권, 학문ㆍ예술의 자유 등 국가를 떠나 보편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해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업의 자유,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와 사회보장권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자유권 중 국민경제와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에 대해서는 주체를 '국민'으로 한정했다.

특히 노동자를 근로자로 대체하는 등 노동권과 관련 내용도 대폭 손질했다.

청와대는 “일제와 군사독재시대 사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했다”며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자의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와 같은 소극적 권리만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충분히 대처하기 어렵다고 판단, 정보기본권을 신설했다. 알권리 및 자기정보통제권을 명시하고, 정보의 독점과 격차로 인한 폐해의 예방·시정에 관한 국가의 노력의무를 담았다. 앞으로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권리,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인식의 확대에 따라 생명권과 안전권이 신설됐다.

대통령 헌법에 생명권을 명시하고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천명하는 동시에 국가의 재해예방의무 및 위험으로부터 보호의무를 규정했다.

또 국가에 성별·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상태를 바로잡고 실질적 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 의무를 지우는 등 적극적 차별해소 정책 근거를 마련한 성별ㆍ장애 등 차별개선노력 의무와 관련된 내용도 신설됐다.

반면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과 군인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 등 이중배상금지 조항은 삭제됐다. 아울러 국민주권강화 차원에서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가 포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권력의 감시자로서, 입법자로서 직접 참여하고자하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며 “직접민주제 대폭확대를 통해 대의제를 보완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