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민태기 충남대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장 “창업, 경험 쌓은 후 도전하라”

민태기 충남대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장(경영학부 교수).
민태기 충남대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장(경영학부 교수).

민태기 충남대학교 교수는 공식 직함이 많다.

경영학부 교수이자 충남대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 단장이며, 충남대 기술지주 대표면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이다. 이미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수준이다. 그런데도 올해 충남대 경영대학원 부원장까지 맡았다.

민 교수의 여러 직함은 '창업'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연결된다.

KT 임원과 계열사 대표를 지냈던 그가 대학 강단에 서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도 “창업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창업 '첫 걸음'을 돕는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에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 교수는 “이노폴리스캠퍼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진흥재단 지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특구 지역 내 대학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자 아이템 발굴과 검증·보완, 투자 연계를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2014년 6월 충남대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이 출범했다. 2년차 사업이 시작된 이듬해 6월 민 교수가 단장을 맡았다. 단장이 된 후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춘 것은 '기업 간 네트워킹 형성'이다. 창업 기업은 다른 누군가와 협력, 투자 유치가 뒷받침 돼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이노폴리스캠퍼스 졸업생이 나홀로 창업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 함께하는 창업자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졸업생 기수별로 대표를 선발해 네트워킹 활성화를 유도하는 한편 매년 정기적으로 '네트워킹 데이'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 이노폴리스캠퍼스는 그간 적지 않은 성공 사례를 배출했다. 민 교수는 이 가운데 '내일테크놀로지'와 '엔지니어스톡'을 꼽았다. 내일테크놀로지는 탄소나노튜브와 세라믹의 장점을 가진 소재 '질화붕소나노튜브'(BNNT) 제조기술로 투자유치·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엔지니어스톡은 산업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쉽고 빠르게 엔지니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 기업과 같은 성공적 창업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의지와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성공 사례를 보면 창업자의 배움에 대한 자세가 대단하다”며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율이 높고 특강을 위해 온 명사와도 지속 네트워킹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과 조언을 겸허히 수용해 꾸준히 피버팅(사업방향 전환)하는 열정도 있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창업을 적극 권장하지만 경험·경력 없이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대학 시절 다양한 '창업 경험'을 해보거나, 졸업 후 실제 취업 해 경력을 쌓은 이후 '현실에 기반한 창업'에 도전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페이스북, 텐센트처럼 혁신적 창업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교육'과 '채용시험'부터 바꿔야 한다는 게 민 교수 생각이다. 학점, 암기 위주 입사시험을 중요시 하는 지금의 체계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학생을 점수, 암기 중심으로 몰아넣는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부터 공무원·공기업 채용을 암기 위주에서 벗어나 창의 지향적 형태로 바꾸면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