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베트남을 다시 보자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2020년까지 교역규모를 1000억달러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을 만나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두 나라 관계를 격상시키는데 공감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베트남 미래 지향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이미 우리와 밀접한 관계다. 지난해 교역규모가 639억달러에 달했다. 수출 477억달러, 수입 162억달러로 대규모 무역 흑자까지 냈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우리는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국이다.

베트남 경제교류 일등공신은 역시 삼성이다. 현지에서 휴대폰·가전·디스플레이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그룹은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 2140억달러 가운데 54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 가운데 25.3%를 책임진 셈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고용한 인원만도 16만명에 이른다. 포스코, LS그룹, 효성 등 다른 대기업도 있지만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베트남 경제는 지금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6.8%를 기록했다. 8.5% 성장률을 기록한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6.9% 성장률을 보인 중국과 비교하면 0.1% 떨어지지만 그래도 세계 2위다. 올해도 6%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그만큼 소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의류·신발 같은 전통 제조업에서 최근에는 휴대폰·전자제품과 같은 첨단 산업으로 주력 업종이 바뀌고 있다. 첨단 제품에 눈을 뜨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으로 넘어가면서 사회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정보기술(IT)이 강한 우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출 전략 시장으로 손색이 없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세계 교역무대에서 어려움에 처해 완충 국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합의를 경제적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후속 협상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