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작 '블록체인']<7>"보안성 뛰어난 블록체인, 헬스케어에 접목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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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

“블록체인은 데이터 보안성이 강조되는 금융과 헬스케어가 가장 먼저 접목될 것입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현실적인 한계로 환자 정보 진위여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될 전망입니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블록체인이 가진 보안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의료정보 보안성 요구가 커지면서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적용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일정한 부분을 부인할 수 없는 정체성을 갖고 있어 위변조 여부가 확인 가능하다”면서 “데이터 보안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금융과 함께 헬스케어에서 가장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높은 것은 의료 정보가 가진 특수성 때문이다. 의료 정보에는 환자 개인 이력은 물론 질병정보, 가족정보, 금융정보 등을 모두 담고 있다. 유출이나 위변조 시 사회적 파장은 막대하다. 데이터 중요도가 가장 높음에 따라 블록체인 수요도 크다.

황 CIO는 의료계 블록체인 접목 시점으로 올 하반기를 예상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병원과 헬스케어 업계가 블록체인 공부를 했다. 개념, 기술적 검토가 1차적으로 끝나 가장 쉬운 영역부터 적용이 시작된다.

그는 “블록체인 도입이 가장 쉽고 효과가 큰 영역이 진단서나 소견서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데이터 규모가 작고 보안 측면에서도 도입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원 데이터를 시작점으로 분산된 체인을 만들어 보안성을 유지한다. 특정시점에 위변조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연결된 모든 데이터를 함께 해야 한다. 진료정보 교류나 의료 질 모니터링, 진단서·소견서 위변조 여부 과정에 블록체인 활용 가치가 높다. 안전하게 정보를 교류하고, 환자 정보가 위변조될 가능성을 없앤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진단서 위변조 여부를 넘어 환자 정보가 모두 담긴 전자의무기록(EMR)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데이터 양이 늘면서 처리 속도가 느려진다.

황 CIO는 “진단서 등은 수 메가바이트(MB) 규모로 크기가 작지만 EMR 정보는 의료영상정보까지 합치면 수백 MB가 넘는다”면서 “용량이 큰 블록을 쌓으면 트랜잭션(파일 응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사용자 불편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비용도 걸림돌이다. 의료기록 위변조 확인이나 진료정보 교류 등 단순 접목에는 시스템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적용 폭을 넓히면 기존 정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하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 규모 사업이 필요하다.

그는 “EMR 전체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시스템 개축이 필요하다”면서 “병원이 IT에 투자하는 여력이 부족한데다 선제적으로 블록체인을 전면에 적용하는 것에는 신중하다”고 말했다.

적용범위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필요성은 의료계 대부분이 공감한다. 의료정보 보안성을 높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이해와 점진적으로 적용해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황 CIO는 “블록체인이 화두지만 의료계에서도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면서 “미국이 정보교류 시스템 중 일부 문서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데 우리나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영역부터 조금씩 도입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