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페이스북 '반면교사'

페이스북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해명에 나서고 해외 주요 신문에 전면 광고를 게재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스마트폰 통화 기록과 내용을 수 년 동안 고객 모르게 수집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아르스 테크니카 등은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는 페이스북 이용자의 통화 내역 등을 페이스북 데이터 파일로 저장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내역은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됐으며, 전화번호·이름·통화시간·문자기록 등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측은 즉각 개인 동의에 따른 것으로 제3자에게 정보가 판매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페이스북은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5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정보를 지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엄청난 후폭풍을 맞았다. '페이스북 삭제(#DeleteFacebook)' 운동이 일어나고,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회사 신뢰도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몰렸다.

남의 일 같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소셜 로그인' 기능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 로그인은 포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기존 ID로 다른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서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부분의 인터넷 업체가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사태는 개인 정보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혁신 아이콘조차 하루아침에 존폐 위기에까지 몰릴 수 있다. 페이스북 사태를 단순히 특정 기업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개인 정보 유출은 '사후약방문'이 통하지 않는다. 국내 기업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