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연구팀, 전두엽 치매 유발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발견

한-영 연구팀, 전두엽 치매 유발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발견

국내 연구진이 영국 공동 연구팀과 '전두엽 치매' '루게릭병' 인지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규명하고 퇴행성 뇌질환 동물 모델 인지행동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전두엽 치매는 치매의 일종으로,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퇴화되고 신경세포가 상실되는 장애다. 기억력 감퇴가 큰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성격, 행동, 언어 장애, 근육 위축 등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는 김어수 연세대 교수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런던킹스대 연구팀이 'TDP-43'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두엽 치매나 루게릭병 관련 뇌행동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27일 밝혔다. TDP-43(TARDBP)은 사람에서 TARDBP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는 단백질이다. 중추신경계 내 신경세포에서 mRNA 안전성, 수송과 국소 번역을 조절한다.

최근 뇌 연구자 사이에서는 고령화 사회 문제인 전두엽 치매와 근육 마비가 온몸으로 퍼지는 루게릭병의 주요 원인인 TDP-43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TDP-43 돌연변이가 전두엽 치매와 루게릭병 원인이면서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지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연세대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을 활용해 전두엽 치매와 루게릭병 환자의 TDP-43 유전자 돌연변이를 쥐의 뇌에 이식한 후 유전자 변화를 관찰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동식물 유전자에 결합해서 특정 DNA 부위를 자르는데 사용하는 인공 효소를 이용해 유전자가 잘못된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그 결과 TDP-43 유전자 DNA 염기서열 하나의 변화가 유전자 자기 조절 기능의 고장을 일으킴으로써 단백질 과잉 발현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능 이상은 전두엽 치매나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다른 유전자 발현 이상을 초래하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자 변화가 치매 증상으로 발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케임브리지대가 개발한 터치스크린 인지행동평가시스템을 사용, TDP-43 유전자 돌연변이를 이식한 쥐의 인지행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두엽 치매 환자의 기억력 장애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전두엽에서 뇌활성을 조율하는 '파브알부민' 신경세포 수가 현저히 감소한 사실도 발견했다.

김어수 연세대 교수는 “연구를 통해 퇴행성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효능과 효과성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고, 더 나아가 신약 개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한·영국제협력연구) 공동연구실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전문 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3월 19일자)에 실렸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