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조달 카드 꺼낸 한국오라클...韓 시장 DBMS 성장 정체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오라클 상징물.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오라클 상징물.

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 점유율 1위 오라클이 공공 영업을 강화한다. 공공기관이 국산 제품을 선택, 탈(脫)오라클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은 DBMS 제품을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하기 위해 조달 총판 기업 확보에 나섰다. 올해 초부터 국내 총판사 대상으로 공공 조달 등록 여부를 타진했다. 최근 주요 업체를 선정, 조달 등록 시기 등을 구체화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오라클이 DBMS 조달 등록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근 국내 DBMS 시장에서 오라클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DBMS 시장에서 오라클 점유율(2016년 기준)은 58.1%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위지만 성장률은 경쟁사 대비 낮다. 오라클은 전년 대비 3.4% 성장에 그쳤다.

2016년 국내 DBMS 시장 성장률(5%)보다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에 마이크로소프트(MS·9.2%)와 오픈소스 등 기타 DBMS(20%)는 오라클보다 두세 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 DBMS 입지도 예전보다 넓어졌다. 경찰청(치안정보시스템), 우정사업본부(사무자동화시스템 고도화 사업), 한국전력공사(계량데이터관리시스템) 등 주요 공공기관이 기존의 오라클 제품을 걷어내고 국산 DBMS 티베로를 도입했다. 티베로는 공공 사업 수주에 힘입어 2016년에 전년도 대비 34.8% 성장했다.

한국오라클은 5월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공공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현재 공공, 금융 등 주요 DBMS 영업 부문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도 3분기까지 목표치 80% 정도밖에 달성하지 못해 비상 상황”이라면서 “공공 부문은 유지보수 비용 외 신규 사업이 적어서 실적이 더 안 좋다”고 푸념했다.

한국 진출 후 수십 년 동안 고려하지 않은 공공 조달 등록을 선택한 것도 공공 영업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조달 등록을 하면 차세대시스템 사업 등 굵직한 사업 진행 시 시스템통합(SI) 기업의 가격 할인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이 공공 조달을 등록하면 공무원이 예전보다 쉽고 빠르게 제품을 구매, 티베로 등 국산 업체 영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한국오라클이 매출 확대를 위해 공공 대상 DBMS 라이선스 감사도 진행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공공 시장 영업 확대 방안 차원에서 조달 등록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공공 조달 등록 시기나 방법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