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반도체 DNA 이식…바이오의약품 글로벌 1위 노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반도체 DNA 이식…바이오의약품 글로벌 1위 노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이식한 제3공장 준공을 완료했다. 36만ℓ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 고객사 수주를 확대한다.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분기 시생산과 현행우수제조관리기준(cGMP) 준비를 완료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준공된 3공장은 면적 11만8000㎡로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두 배 규모다. 18만ℓ 생산 시설을 갖춰 단일 공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3공장이 가동되면 가동되고 있는 1공장(3만ℓ)과 2공장(15만2000ℓ)을 합쳐 총 36만2000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이 된다. CMO는 글로벌 제약사 등 고객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생산 대행만 아니라 공정 개발까지 참여하는 형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의약품위탁개발(CDO) 사업도 확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플랜트 건설에 삼성의 엔지니어링·반도체·화학 플랜트 건설 노하우를 활용했다. 제3공장은 세계 최고 효율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시스템을 적용했다. 첨단 반도체 플랜트 시공에 적용하던 3차원(3D) 설계와 위생배관 시공 기술을 바이오플랜트에 적용, 시공비용을 줄이고 기간을 단축했다. 3공장은 장비와 자체 밸리데이션 설치 이전 단계에서 사전 실시, 문서 디지털화를 통한 본 생산까지 기간을 4개월 줄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공장 플랜트 설계, 건설, 밸리데이션(자체 검증) 등 기간을 동종업계 대비 40%로 단축했다”면서 “바이오제약 산업에 도입되지 않던 설계, 조달, 시공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 공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생산 위탁 계약은 통상 5~10년의 장기 계약이다. 계약 체결 후 오리지널의약품 개발 제약사의 기술 이전이 이뤄진다. 자체 시생산으로 생산 안전성 테스트를 받는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국(EMA) 등 규제 기관으로부터 제품 승인을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한다.

제3공장 의약품 시생산은 오는 10월에 시작된다. 본 생산은 2020년 하반기 예정의 미국 FDA 허가 등을 마치면 가능하다. 3공장 첫 수주 계약도 체결했다. 미국 제약사와 최소 구매 물량 기준 1660만달러(약 178억원) 규모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15개 이상 기업과 30개 이상의 제품 공급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CMO는 글로벌 제약사 신약 개발 증가로 수요가 증가한다. 세계 의약품 CMO 시장 규모는 2015년 74억달러에서 2025년 303억달러로 성장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