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연구관리기관 통폐합, 부작용 최소화해야

정부산하 연구관리 전문기관 통폐합 작업이 임박했다. 올해 초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기능정비 원칙을 확정해 세부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1부처 1관리기관'을 원칙으로 연구관리 기능을 재정비한다. 추진 안에 따르면 이달 개편안을 마련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큰 방향을 확정하고 내년 예산안에는 개선방안을 반영할 예정이다.

연구 관리기관 통폐합을 추진한 배경은 비효율성 탓이었다. 정부가 위탁해 진행하는 국가연구과제 예산은 전체의 57%에 달한다. 이를 중간 관리자격인 연구관리 전문기관이 도맡아 수행해 왔다. 하지만 관리기관이 난립하면서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연구과제가 부처별로 칸막이 혹은 나눠 먹기식으로 진행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불가능했다.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도입 목적과 달리 오히려 과제가 중복되거나 행정 부담이 가중되는 등 역기능도 상당했다. 무엇보다 부처를 뛰어넘는 융복합 과제를 수행하기는 힘들었다. 정부는 이에 12개 부처 17개 기관을 손질할 계획이다.

연구관리 효율화라는 큰 방향에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남은 과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통폐합이라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 짐작컨데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산자원부다. 모두 3개씩 관리기관을 두고 있다. 이들 기관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나름의 기능과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다. 서로 다른 업무를 수행하던 기관이 합쳐지면 분야별 연구특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당장 기초과학과 정보통신 분야 과제는 기술 주기와 특성이 많이 다르다.

또 하나는 구성원의 반목과 갈등이다. 2008년 한국연구재단으로 통합됐을 때 각 기관 출신별로 갈등이 심각했고 일부 업무에선 여전히 반목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 통폐합 성공 여부는 예상되는 부작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