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 “자율주행,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

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이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대해 사람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율주행차가 100% 사고 예방을 하지 못하더라도 사고 원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모빌아이는 이와 같은 철학으로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유발하지 않도록 정밀한 알고리즘을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
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

박성욱 지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모빌아이의 ADAS,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시장 전략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모빌아이는 지난해 3월 인텔이 153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한 ADAS 제품 및 시스템 전문 회사다. 현재 글로벌 27개 완성차 업체에서 채택해 2500만대 이상의 차량에 적용된다. ADAS 시장 85%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인텔에 인수된 이후에는 자율주행차 핵심 솔루션 개발에서도 BMW, 폭스바겐, 닛산, FCA, 델파이, 콘티넨털 등과 함께 한다.

박 지사장은 “안전에 대한 담보(Safety Guarantee)와 경제적 확장성(Economic Scalability)은 자율주행 시대로 가기 위한 근본적인 과제이지만 아직은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안정성 문제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OEM과 IT회사에게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 지사장은 자율주행에 대해 기업 몇 곳에서 좌지우지하는 '비즈니스' 영역이 아닌 산업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두가 성공하거나 혹은 모두가 실패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부, 언론, 여론 등은 자율주행차 개발들에게 사고 책임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소송으로 관련 회사가 모두 문을 닫을 수 있는 '산업 전체 위기'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지사장은 “현재 미국에서만 한 해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3만5000명에 달하는데, 자율주행차 도입으로 차량 사고 예방 효과가 지금보다 1000배 이상은 돼야 효용성이 있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시대에도 사고가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자율주행차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모빌아이 CEO인 암논 샤슈아 교수는 'RSS(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모형'을 제안했다. RSS는 자율주행차가 사고 원인과 책임에서 자유로운 안전상태를 구현하기 위한 수학적 모형이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을 0%로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다. 모빌아이는 RSS 모형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기술 표준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박 지사장은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리딩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자율주행이 향후 일상에서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준비 뿐만 아니라 제도와 규제 마련 그리고 사회적 합의와 수용 또한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지사장은 “우리는 가끔 본질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가격, 디자인, 브랜드 등의 요인에 따라 선택이 결정되곤 하는 기호품과 달리 자율주행, ADAS는 생명과 안전 그리고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제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