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의료IT 기업, 유럽 시장 달군다

우리나라 의료 정보기술(IT)기업이 하나로 뭉쳐 유럽시장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의료IT 전시회에 처음으로 공동관을 마련, 시장 공략 출발을 알린다. 세계로 뻗는 우리나라 의료IT 기술이 진입장벽이 높았던 유럽시장마저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4차 산업혁명 새 먹거리로 기대를 높인다.

1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지케어텍, 인성정보, 아이쿱, 인핏앤컴퍼니, 로킷 등 5개 기업은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2018 세계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SS) 유럽'에 공동관을 구성한다.

HIMSS 유럽 2018 한국 공동관 참여 기업
HIMSS 유럽 2018 한국 공동관 참여 기업

HIMSS 전시회는 의료 IT 분야 세계 최대 행사다. 병원정보시스템(HIS)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첨단 ICT로 구현한 의료 솔루션, 서비스를 한눈에 파악한다. 매년 2월 미국에서 1700여 기업,4만명이 참여하는 최대 전시회가 열리고, 아시아와 유럽에서 순차 개최된다. 올해 'HIMSS 유럽'은 IBM, 서너 등 글로벌 기업 200여곳이 참여한다.

사상 첫 공동관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심사를 거쳐 각 영역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곳으로 구성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지만 유럽시장 접근 기회가 부족했거나 중소기업 한계로 해외 전시회 참여가 어려웠던 곳이 대상이다.

이지케어텍은 이번에 참여한 한국기업 중 글로벌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국내 유일 5년 연속 'HIMSS USA'에 참여해 병원정보시스템(HIS) '베스트케어'를 알렸다. 전시회로 쌓은 인지도와 네트워크는 700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수출과 국산 HIS 첫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인성정보 역시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유럽시장 문을 두드린다. 작년 미국 퇴역군인 원격의료 프로젝트를 수주해 디지털 헬스케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원격의료를 포함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인다.

의료IT 중견기업 외 스타트업, 벤처기업도 참여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인핏앤컴퍼니는 ICT 기반 복부지방 측정기를, 로킷은 바이오 3D 프린팅 솔루션을 소개한다. 아이쿱은 스마트 병원시스템과 연속혈당측정기를 선보인다.

아이쿱 관계자는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진료, 교육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과 SW를 활용해 혈당측정 정확도를 높인 기기는 유럽시장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럽 내 전시회 참여는 처음인데, 잠재적 구매 고객을 확보하고 병원 시스템 개선을 위한 컨설팅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IMSS USA 2018' 이지케어텍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가 방문객에게 베스트케어 2.0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IMSS USA 2018' 이지케어텍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가 방문객에게 베스트케어 2.0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수준 의료 서비스와 ICT를 보유해 의료IT 성장 가능성이 높다. 원격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은 동남아, 중남미, 중동 지역에 활발히 수출된다. 이지케어텍을 필두로 의료IT 본고장인 미국 시장까지 진출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유럽시장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국가 단위로 영업·마케팅·판매·관리가 이뤄져 투자 부담이 크다. 국가마다 다른 언어문제도 비즈니스 장벽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의료IT 기업이 유럽을 우선순위에서 제외한다.

고령화와 의료 시스템 운영비용 부담 늘면서 혁신적 시스템 도입에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 의료IT 기업도 이번 행사 참여를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에 착수한다.

황희 이지케어텍 부사장은 “유럽은 EMR 도입율이 낮은데다 의료IT 시스템 도입이 늦어 상대적으로 시장성은 매우 크다”면서 “HIMSS 유럽을 계기로 인지도를 높이고, 아일랜드 등 유럽 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