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일자리 정책과 유니콘기업

봄이 왔다. 남북관계에도 훈풍이 감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 값이 폭등했고, 소비 위축으로 내수 시장은 살아나지 않는다. 수출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만 의존한다. 기업은 신규 투자를 꺼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 청와대 집무실에서 일자리상황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 청와대 집무실에서 일자리상황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경제가 침체에 허덕이면서 고용시장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일자리 예산만 24조원이지만 올해 1분기 고용 성적표는 8년 만에 최악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에서는 정부 극약처방으로 일부 증가했지만 민간 일자리에서는 매월 30만명대를 유지하던 신규 취업자가 10만명으로 급감했다. '일자리 정부'를 외쳤던 문재인 정부 체면이 구겨졌다.

정부는 일자리추경 카드를 또 꺼내들었다. 지난해 11조원에서 올해 추가 4조원이다. 이번 추경에는 중소기업 취업 시 1000만원을 얹어주는 정책도 담겼다. 이것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과연 청와대에서 일하시는 분은 본인의 자식을 그러한 일자리에 보낼지 의문”이라며 “요즘 청년은 일시적인 임금 보전만 보고 자신의 운명을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리 작은 기업일지라도 기업의 성장가능성,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배움을 가질 수 있는지를 따진다. 결국 지금은 보잘 것 없을지언정 언젠가 '유니콘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확신으로 자신의 인생을 건다는 것이다.

정부 대책도 여기에 초점을 둬야 한다. 기업이 더 큰 비전을 갖도록 하고, 그 비전에 청년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우버, 그랩 같은 유니콘기업이 한국에서도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 토양을 바꿔야 고용 시장도 살아난다. 규제개혁과 시장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일자리 창출의 원천은 기업 투자, 창업 활성화, 서비스 산업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는 멈춰야 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