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114>혁신 제2막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2016년 7월 '포켓몬 고'가 세상에 나온다. 현실 세계에 나타난 귀여운 가상 세계 요괴는 광풍 그 자체였다. 게임이 나오자마자 700만명이 내려받는다. 일주일 후엔 2800만명이 매일 1시간 15분을 게임에 쏟아 붓는다. 그리고 정확히 10주 후 마치 해무 걷히듯 열광은 사라진다.

이 10주 동안 개발자인 니안틱과 닌텐도는 진정한 롤러코스트를 경험한다. 한 달 동안 사용자 1500만명을 잃는다. 광풍에 환호하던 투자자들이 만든 230억달러 가치도 함께 사라진다.

무슨 일이 있은 것이었을까. 큰 변화를 놓친 것일까. 아니면 단지 이유 없는 하나의 사건이었을까.

포켓몬고(자료: 전자신문 DB)
<포켓몬고(자료: 전자신문 DB)>

'빅뱅 디스럽션'의 저자 래리 다운스와 폴 누네스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핏비트, 고프로, 제네피츠, 티보까지 이런 실패는 반복되고 있었다. 발목을 잡은 것은 변한 시장 그 자체였다.

첫째 로저스 함정이라 불리는 것이다. 1962년 '개혁의 확산'이란 명저에서 에버렛 로저스 교수는 혁신은 점차 확산되고 점증하는 수요를 만든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 시장은 너무 짧은 시간에 포화되고 있었다. 첫 얼마간 수요가 모두 다인 셈이었다.

둘째 두 번째 혁신을 준비하지 않았다. 첫 성공을 이을 만한 뭔가를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대안을 찾는데 한참이 걸렸고, 사라져 가는 성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셋째 혁신이 시장에 파고드는 속도다. 일단 소셜 미디어망을 타는 순간 걷잡을 수 없다. 로저스가 말한 완만한 종 모양 곡선은 사라진다. 상어의 꼬리지느러미처럼 갑작스레 피크가 오고, 그 뒤엔 벼랑이다. 소비자는 로저스가 말한 혁신가, 얼리 어답터, 초기 다수, 후기 다수, 느림보 같이 나뉘지 않았다. 평가판 사용자와 나머지 모두가 있을 뿐이었다. 기업은 이런 시장에 준비돼 있지 않았다.

1920년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67년이었다. 지금은 고작 15년이다. 로저스가 말한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첫째 제품 대신 플랫폼을 생각하라. 수익을 만들어 낼 것들로 비즈니스를 감싸라. 텐센트가 위챗을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실상 이 간단한 메시지 앱이 또 다른 20억달러를 벌어들이는 통로다.

둘째 수확 체증 방법을 찾으라. 제품에 서비스를 붙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잘나가던 고프로가 주가의 90%를 잃은 후 “콘텐츠 창출에서는 스위스 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말한 것이나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넘어간 것도 이런 방식이다.

셋째 충성 고객은 여전할 것이란 통념도 벗어라. 첫 제품의 감흥을 살리되 새 제품과 서비스로 옮겨라. 넷플릭스는 한참 DVD 우편배달로 블록버스트를 곤혹스럽게 하던 무렵에 인터넷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당신이 진정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혁신을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혁신 제2막을 준비하라. 누구도 알아차리기 전에.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

“말도 안되는 가격!! 골프 풀세트가 드라이버 하나 값~~ 59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