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올림피아드, 확실한 재발 방지책 필요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출제 오류가 자격이 없는 전문위원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송희경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시험 출제자 명단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문제 출제와 최종 문제를 선별하는 선제를 맡은 위원 절반이 대학원생인 조교로 밝혀졌다. 출제 위원은 교수가 맡는 게 상식이자 기본인데 컴퓨터를 전공했다는 이유로 조교까지 범위를 넓혀 문제를 키운 것이다.

1984년에 전국PC경진대회로 시작한 정보올림피아드는 1996년 이름을 바꿔 지금에 이르렀다. 경진대회까지 거슬려 올라가면 3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한다. 미래 소프트웨어(SW) 꿈나무가 참여해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작성 능력을 겨루는 전국대회다. 지역 예선을 거쳐야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자격을 줄 정도로 권위도 올라갔다. 덕분에 매년 참가 규모와 경쟁률 면에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림피아드 입선을 위한 사설학원까지 성행한다.

출제 오류로 대회 역사와 위상에 맞지 않는 오점을 남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18정보올림피아드 논란의 합당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안' 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불이익 가능자 전원을 구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지역대회를 주관한 시·도 교육청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전국대회 진출자를 투명하게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회에 정보올림피아드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 단순 실수나 불가항력 이유가 아니라 관리 부실로 드러난 이상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느 정도 예견돼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위원 선정에서 문제 출제, 검수, 채점 등 전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문제 난이도와 관련한 기준, 원칙도 마련해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SW 중심 시대에 미래 꿈나무를 양성하는 대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