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현장]AI 챗봇 '로사' 개발한 롯데백화점 AI팀

롯데백화점 인공지능(AI) 챗봇 '로사'를 개발한 미래전략본부 AI팀이 서울 소공동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웅 사원, 김수빈 사원, 이재영 사원, 유진아 사원, 전세중 책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롯데백화점 인공지능(AI) 챗봇 '로사'를 개발한 미래전략본부 AI팀이 서울 소공동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웅 사원, 김수빈 사원, 이재영 사원, 유진아 사원, 전세중 책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세중 책임 “로사가 인공지능(AI) 쇼핑가이드로서 고객에게 많은 효용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AI에 국한되기 보다는 디지털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유진아 사원 “로사는 백화점 고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 고객까지 심층적으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확장해 나가는데 로사가 일조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재영 사원 “고객들은 로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상담원이랑 대면하는 것이 편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거부감을 없애고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고객 경험 관점에서 생각하는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수빈 사원 “로사는 다른 챗봇보다 친숙하고 사람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통계학과 출신으로 고객 데이터를 잘 분석해 트렌드에 맞는 대화를 인식하고 적합한 상품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윤재웅 사원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은 웹브라우저를 통해 쇼핑하지만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제는 챗봇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채널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객들의 편리함과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기술들을 내제화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통현장]AI 챗봇 '로사' 개발한 롯데백화점 AI팀

26일 롯데백화점 회의실에서 만난 롯데백화점 미래전략본부 AI팀원들은 지난해 1월 구성된 신생팀인 만큼 활기가 넘쳤다. AI팀인 만큼 정보통신(IT) 전문가들로 포진 됐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5명의 실무자들은 과거 마케팅, 영업관리, 고객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일을 맡다가 AI팀이 꾸려지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AI팀은 2016년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며 인공지능(AI) 쇼핑가이드 '로사'를 개발하기 위해 매진해왔다. 출범 초기 챗봇 프로젝트는 IBM에서도 세계 최초로 추진한 만큼 5개국 약 40여명의 글로벌 인력과 200여명의 국내 인력이 투입됐다. 최근에는 기술적인 부분 보다 백화점에 적합하게 구현하고 관리하는 것이 핵심인 단계로 넘어온 만큼 이를 담당할 인력들로 포진된 것이다.

IBM과 프로젝트를 마치며 AI팀은 사내 수평적 조직 문화로 탈바꿈 했다. 과거 솔루션, 시스템, 데이터 관리 등의 파트로 나눠 업무를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팀원들이 원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다. 일과 중 팀원들 모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회의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로사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팀원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업무 효율성도 높였다.

유진아 사원은 “사내에서 가장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팀일 것으로 생각된다”며 “서비스를 개선할 아이디어를 팀원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어 로사를 운영하는데 최적화된 조직 문화”라고 말했다.

과거 IBM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에는 의견 충돌도 발생했다. AI팀은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현장에 접목하는 것을 핵심으로 여겼지만 IBM에서는 기술 중심으로만 접근해 의견 차이가 발생했던 것이다.

전세중 책임은 “로사는 기본 플랫폼에 필요한 콘텐츠를 채우고 인공지능이 백화점 현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개발 뒤에는 IBM도 우리의 방향성을 인정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유통현장]AI 챗봇 '로사' 개발한 롯데백화점 AI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로사는 데이터가 쌓이고 기술력이 보완된다면 향후 디테일한 예측과 빠르고 정확한 트렌드 제안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비정형 데이터를 스스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내제화에 집중했고 이를 서비스에 맞게 구현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다.

로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많은 고객들이 사용할수록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로사지만 이용자 수가 적으면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검색을 통한 추천 기능과 매장의 샵매니저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 익숙한 고객 트렌드를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 책임은 “고객 라이프스타일과 시즌, 트렌드를 반영해 서비스를 만들고 마케팅을 입히는 것이 로사 운영의 핵심 업무”라며 “매장안내, 사은행사 등 디테일한 안내 기능을 확대해 이용자 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상품추천이 핵심 기능인만큼 최근 트렌드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4월에는 벚꽃 축제가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만큼 벚꽂 나들이에 적합한 옷을 추천하고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이와 관련된 가전제품과 식품들을 추천해준 것이 대표적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선물 추천과 캠핑 시즌을 맞아 캠핑용품 추천, 9월에는 추석을 맞아 명절 선물 추천 등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유통현장]AI 챗봇 '로사' 개발한 롯데백화점 AI팀

로사는 출시된 이후 짧은 기간에 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분야로 적용범위도 넓히고 있다. 출시 초기 패션에만 국한됐던 상품추천 기능이 최근 리빙(가전)과 식품군에도 적용된 것이다. 사실상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상품군이 포함됐다.

로사는 한국어를 이해하고 사람과 대화기능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경쟁사에서 개발한 챗봇과 비교해 한국어 습득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다. 앞으로는 상황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고 누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생소한 제품이지만 고객 트렌드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기능 등도 향상 시킬 계획이다.

로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아우르는 챗봇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상황에 맞게 점포별로 세분화해 안내할 수 있도록 준비중으로 온·오프라인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챗봇으로 발전을 거듭날 계획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