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구글 VS 아마존, 최후 승자는?

[이슈분석]구글 VS 아마존, 최후 승자는?

'구글링'이란 말이 있다. 단순히 구글에서 검색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일반 검색엔진으로 찾을 수 없는 정보를 구글에서는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 달에 12억명이 넘는 사용자가 구글로 정보를 검색한다. 영미권에서 'Google'이라는 단어는 고유명사를 넘어 '인터넷 정보 검색을 위해 구글 엔진을 사용하다'라는 의미의 동사로도 통용된다. 웹스터 사전에도 등재될 정도다.

구글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1998년 인터넷 무료 검색서비스로 시작한 스타트업이 세계 최대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검색을 비롯해 안드로이드와 지도, 크롬, 유튜브, 구글 플레이, 지메일 등 주요 서비스에 활성 사용자만 매월 10억명이 넘는다.

◇구글, 핵심에 집중하다

구글은 2015년 모기업 알파벳을 출범시키며 핵심 사업에 집중했다. 미래 성장동력은 알파벳으로 몰았다. 자율주행 회사 웨이모(Waymo)와 의료기기·건강 데이터 회사 베릴리(Verilly), 사물인터넷 기기업체 네스트(Nest), 인간 수명을 연구하는 칼리코(Calico), 인공지능(AI) 개발회사 딥마인드(DeepMind), 구글 비밀 연구조직 구글X 등이다.

지난해에는 미래 사업을 총괄하는 새로운 지주회사 '트웬티식스 홀딩스(XXVI holding company) Inc'를 설립했다. 트웬티식스 홀딩스가 알파벳과 알파벳 아래에 있는 모든 자회사 지분을 갖는 구조다. 트웬티식스 홀딩스를 통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알파벳은 지난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11억5000만달러(33조5672억400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상승했다. 시장예상치 302억9000만달러(32조6405억400만원)를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70억달러(7조5432억원)로 10억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순이익은 73% 증가한 94억달러(10조1294억4000만원)에 달했다.

구글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핵심 사업인 광고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1분기에만 266억4200만달러(28조7094억1920만원)를 벌어들였다. 1년 전보다 24% 증가했다.

◇구글의 미래는 인공지능(AI)

구글은 미래를 인공지능에서 찾았다. 2000년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은 구글의 최종 도착지가 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도 “우리는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에서 'AI 퍼스트(AI first)'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보다 현실적인 부분으로 접근했다. 바둑으로 세계를 제패한 알파고가 대표적이다. 구글 포토와 구글 번역, 구글 어시스턴트(음성인식), 지메일(이메일), 크롬(웹 브라우저), 구글 맵스(지도) 등에 이미 적용 중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담겠다는 의도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 API를 공개해 누구나 인공지능을 쓸 수 있게 했다. '클라우드 AutoML'이다. 인공지능 번역, 사물인식, 음성변환 등을 자체 서버 없이 손쉽게 개발 가능하다. 비용 부담이 큰 스타트업에 문턱을 낮췄다.

◇M&A로 신성장동력 확보

구글이 신사업을 꾸리는 방식은 인수합병이다. CB인사이트와 크런치베이스 등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알파벳은 118개 업체를 인수합병했다. 한달에 1.6건의 인수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많다.

인수합병은 새로운 기술과 특허를 가장 빠르고 손쉽게 얻는 전략이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높이 평가해 인수키도 하고, 완성된 업체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도 인수합병으로 구글 품으로 들어왔다.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 시장도 집어삼켰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의 동영상 이용 시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 74.9%를 차지했다. 2위인 아프리카TV 4%와 비교불가다. 네이버나 카카오 동영상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HTC의 구글 픽셀(Pixel)폰 사업 인수로 스마트폰 사업에 다시 발을 들여 놨다. 안드로이드 OS와 스마트폰 HW 간 통합을 노린 포석이다.

◇편중된 수익구조와 규제 해결해야

미래성장을 담당하는 자회사 대부분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건 숙제다.

건강관리 회사 베릴리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인 피버,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가 포함된 기타 수익 부문은 손해를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1억5000만달러(1617억1500만원)를 기록했으나, 손실은 매출보다 많은 5억7100만달러(6157억6640만원)로 집계됐다.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업구조도 분명 약점이다.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모기업 알파벳 전체 매출의 85% 이상이 광고에서 나온다. 수익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자회사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실제로 올 1분기 건강 관리 자회사 베릴리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인 피버,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가 포함된 기타 수익 부문은 손실을 기록했다. 기타 수익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지만 손실이 더 많았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애플 등 휴대폰 제조업체에 지급하는 트래픽 획득 비용도 늘었다. 전년 대비 35% 증가한 62억8000만달러(6조7723억5200만원)로 구글 매출의 24%를 차지했다.

환경적 위협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도 있지만 시장 환경이 더 위협적이다.

페이스북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로 시작된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논의와 유럽연합(EU)이 5월부터 시행하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GDPR)으로 구글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규제 위험이 늘어나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평가다. 구글이 GDPR를 이행하지 않으면 EU는 알파벳 매출의 4%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길 수 있다. 최근 논란인 구글세도 부담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년 이상 GDPR를 준비했다”면서 “대부분의 구글 매출은 개인이 아닌 검색 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에 GDPR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구글 기업 개요

<표>SWOT 분석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 아마존이 진출한다는 소문만 들려도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하고 해당 산업계가 패닉에 빠지는 현상이다. 24년 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산업 곳곳에 파괴력을 보이며 만든 신조어다.

최근 아마존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굵직한 정보기술(IT) 기업을 제치고 세계 시가 총액 1조달러를 처음 돌파할 것이라 기대 받는다. 회사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창업자 제프 베저스는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아마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마주하다

아마존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목받는 기술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영역에서 기회를 포착, 경쟁사보다 빠르게 대응한다.

아마존이 2015년 선보인 AI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는 스마트홈 시장 새 장을 열었다. 구글(구글홈), 애플(홈팟) 등 경쟁사보다 먼저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미국 내 에코 점유율은 60%대로 구글보다 두 배 앞선다.

아마존 에코 성장은 빅데이터 시장과 연결된다. 아마존 에코 강점은 이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음성으로 구매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가정별 소비행동 관련 데이터부터 개인 취향과 선호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세계인으로부터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지역, 국가별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경쟁사가 따라잡기 어려운 '데이터 파워'를 갖는다. 아마존이 지향하는 '제로클릭(클릭 없는 주문)'과도 맞물린다. 아마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굳이 주문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제로클릭을 실현할 계획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업계 독보적 존재다. 2006년 처음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했다. 아마존 영업이익의 70%가 AWS에서 나올 만큼 아마존 내 주요 서비스로 성장했다. AWS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를 웃돈다. MS, IBM, 구글 등 경쟁사 세 곳 점유율을 합쳐도 AWS를 따라잡지 못한다.

아마존이 설립한 지 24년이 지난 지금도 해마다 20%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내 기업 가운데 알파벳(구글 모회사), 인텔, MS, 애플을 제치고 연구개발(R&D) 규모 1위를 차지했다. 세계 R&D 1위 기업 폭스바겐도 뛰어 넘었다.

시장 파괴자라 불리는 아마존도 긴장 끈을 놓치는 못한다. 기회 속 위기도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아마존 최대 약점은 낮은 이익률이다. 매출은 20% 이상 고성장세를 유지하지만 순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 제프 베저스는 여전히 배송 시스템 개선, 저렴한 가격 등에 수익을 대부분 쏟아 붓는다. 투자자와 주주도 베저스 선택에 현재까지 동의하지만 악재 등이 발생할 경우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경쟁사 추격도 만만치 않다. 상거래 분야에선 오프라인 거물 월마트가 아마존을 맹추격한다.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이지만 매출 규모면에서는 월마트 3분의 1 수준이다. 월마트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에 고삐를 쥐면 아마존도 대응에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 역시 MS, 구글이 대대적 투자를 예고하며 AWS 공세에 나선 상황이라 안심하기 어렵다.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무인점포 '아마존 고'는 일자리를 없앤다는 비난을 받았다. 추가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앞으로 계속 직면하게 될 문제다.

◇A부터 Z까지…제프 베저스, 끝없는 도전

아마존은 기회와 위기 속 여러 과제에 직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아마존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은 분명하다.

아마존 로고는 아마존(Amazon) 영문 명칭 밑에 A와 Z를 연결하는 화살표가 존재한다. 로고를 만든 베저스는 아마존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베저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으로 옮긴다.

아마존은 탄생 배경인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인수금 15조원을 투입해 신선식품전문업체 홀푸즈(Whole Foods)를 인수했다. 오프라인 매장 진출은 아마존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다.

신선식품을 비롯한 식료품 판매는 온라인 공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소비자가 농산물과 고기 등 식료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460여개 지점을 보유한 홀푸즈 마켓 인수로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만들었다.

홀푸즈뿐 아니라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 자체 식료품 매장도 시험 운영 중이다. 전문가는 온라인 강자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과 결합했을 때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 전망한다. 아마존이 홀푸즈 인수 당시 아마존 주가는 2.3%, 홀푸즈는 29% 급등했다.

아마존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은 헬스케어 시장도 진출했다. 아마존은 올해 초 JP모건, 벅크셔해서웨이와 손잡고 헬스케어 시장에 공동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정확한 서비스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내 수십 개 주의 약국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약까지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수한 홀푸즈 매장을 거점 삼아 오프라인 약국 사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마존이 강점인 가격파괴 정책을 제약 유통 시장에 적용, 제약 업계 변화가 기대된다.

배송 혁신 모델도 제시한다. 아마존은 최근 보잉757기 20대를 임대해 직접 운송 사업에 뛰어 든다고 발표했다. '비행선 창고' 모델도 발표했다. 1만4000미터 상공에 비행선 창고를 띄우고 드론이 창고에서 내려와 물품 배달을 끝낸 후 다시 지상 거점으로 향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거점이 부족한 지역을 위한 배송 방식이다.

2월에는 초인종 회사 '링(Ring)'을 인수하며 보안 서비스 영역까지 넓혔다.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과 라이선스 계약 등에 연간 50억달러(5조3800억원)를 투입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 대항마로 부상하며 구글, 애플 등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간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 월가는 제프 베저스를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뛰어넘는 혁신가라 평한다. 세계 투자 전문가 워런 버핏은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슈분석]구글 VS 아마존, 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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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