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모바일 소비 트렌드를 읽는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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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지사장
<고은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지사장>

올해 세계 소비자 지출 규모는 48조5540억달러로 전망된다. 2013년 2.8% 성장 이후 최대 규모다. 소비 시장 트렌드는 불과 몇 년 전과 완전히 뒤바뀌었다. 소비하는 장소, 방법, 패턴이 달라졌다. 소비자는 더 이상 '1+1' '최신 기술의 집약체'라는 문구에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다.

유로모니터는 2018 세계 10대 소비자 트렌드를 발표하면서 세계 기업이 올해 주목해야 할 소비자 트렌드 열 가지를 공개했다. 모바일 기술과 인터넷 접근성 발달로 소비 시장 생태계 자체가 달라진 만큼 모바일·인터넷 기반 서비스 변화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화두로 꼽았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 공간이다. 예전에 오프라인 쇼핑과 컴퓨터 인터넷을 이용해 쇼핑했다면 이제 쇼핑 대부분은 모바일에서 이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로모니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 소비자 43%가 한 달 평균 1~2회 모바일을 이용해 쇼핑한다. 점차 증가하는 모바일 기반 소비자 수에 맞춰 기업도 소비자에게 디지털 이미지와 물리 공간을 결합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할 때다.

증강현실(AR) 기능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 구매 이전에 가상으로 옷을 입어 보고 물건을 소비하는 등 체험형 쇼핑 범위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AR 기능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마존은 해외에서 AR뷰 온라인쇼핑 서비스를 지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AR 기능을 기반으로 한 구즈 숍, 길 안내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모바일 구매 시장은 2022년까지 약 110조278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모바일 기반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AR 마케팅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기술 진화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소비를 지배하면서 생긴 대표 소비 양상이 '대여'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소비자는 약 36%에 이르며, 꾸준히 늘고 있다. 모바일 시대 주요 소비자로 떠오르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은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빌려 쓴다는 개념이 익숙하다. 콘텐츠를 구매하기보다 구독하고, 재화와 서비스를 소유하기보다 대여하는데 거부감이 덜하다.

이 같은 소비 패턴 변화 중심에는 '체험 마케팅'이 있다. 다양한 제품 체험이 가능하고, 자유롭게 넘나드는 방식이 오늘날 밀레니엄 세대 소비 특징을 만들었다. 우버, 에어비엔비 등 다수 스타트업도 대여형·체험형 서비스를 지향한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돋보이고 싶은 욕구도 2018년 소비자 트렌드를 읽는 주요 키워드다. 이를 '아이 디자이너(I-designer)'라고 한다. '개인화'처럼 들리지만 조금 다르다. 개인화는 기업이 빅데이터로 소비자 취향을 예측, 제공하는 형태다. 반면에 아이 디자이너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두지 않은, '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트렌드를 일컫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에 탑재한 AR이모지 기능은 소비자의 '아이 디자이너'를 잘 읽은 대표 서비스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독창성을 모바일 세계에서 나타내고 싶은 심리를 잘 활용했다.

모바일 소비자는 제품·서비스 가치와 구매 결정을 다각도로 꼼꼼하게 따진다. 브랜드가 자신에게 얼마나 친밀하게 다가와서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지도 살펴본다. 날마다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최신 기술과 가성비로 도전하는 제품 사이에서 '가심비'를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 트렌드를 읽는 힘이 필요하다. 기업이 이제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에 집착하기보다 소비자를 깊게 읽고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은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지사장 Jamie.Ko@euromoni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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