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잊혀졌던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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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잊혀졌던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소떼길에 남북정상회담 공동기념식수를 하기 30분 전. 기자는 킨텍스 제2전시관에 위치한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을 찾았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제1전시관과 제2전시관의 직선 거리는 약 500m. 도보로 10분이면 닿는 이곳을 찾는 취재진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란 이름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은 '우수 중소기업 전시 판매관'이란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과 개성공단 기업상품을 50~70% 특별 할인 판매한다는 광고물만이 과거 이곳이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하는 흔적이다.

사정은 이렇다. 2013년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개성공단 의류 공동브랜드 '시스브로(SISBRO)'를 출범한 후 2016년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에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을 열었다. 22개 기업이 입점해 잡화와 남녀 의류 등 18개 품목을 전시·판매했다.

개성공단기업은 다시는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일이 없을거라 생각하며 명품관을 열었다. 하지만 정부의 갑작스런 개성공단 조업 전면 중단 조치에 명품관은 4개월 만에 위기를 맞았다. 개성공단에서 조업이 불가능해진 개성공단 기업인은 결국 지난해 우수 중소기업 전시 판매관으로 간판을 바꿔달 수 밖에 없었다.

개성공단 기업은 언제나 다시 도라산출입사무소를 지나 개성공단을 재방문 할 수 있다는 기대에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판문점 공동선언문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개성공단 재가동도 머지 않았다는 기대가 크다. 개성공단 기업인의 96%가 재입주 의사를 밝혔다.

개성공단 폐쇄 후 26개월 동안 많은 것이 잊혔다. 65년간 이어졌던 정전체제 동안 잊혀진 것은 더 많을 것이다. 잊혀졌던 개성공단을 넘어 백두산, 개마고원 등 한반도 전역을 모두가 함께 오갈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