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폰 정체, 가격보다 가치 중심 전략 필요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했다. 애플과 삼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이동통신 서비스 3사 아이폰X·갤럭시S9 시리즈 개통 수량'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X(텐)은 출시 이후 4개월 동안 47만5000여대, 갤럭시S9 시리즈는 출시 이후 2개월 동안 70만7000여대가 각각 개통되는 데 그쳤다. 아이폰X는 155만7600원, 갤럭시S9는 115만5000원에 이르는 최고급 기종이다. 역대 최신 아이폰 및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과 비교할 때 가장 적은 수치다.

출시 초반 데이터를 가지고 전체 판매량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초기 판매량이 미치는 영향력에 비춰볼 때 심각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를 지난 정체기에 진입했다는 시그널로 보인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내부와 외부 요인이 있을 것이다. 내부 요인으로는 혁신성을 들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한 혁신 기능이나 서비스가 없다는 이야기다. 디자인과 하드웨어 개선이 한계에 달하면서 구매 욕구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는 시장 요인이다. 스마트폰 수요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굳이 새 스마트폰으로 갈아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갈수록 길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14년 23개월에서 현재 31개월로 8개월가량 길어졌으며, 내년에는 33개월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이후 이런 현상은 가속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일시 현상이 아니고 큰 흐름이라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장기로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품목을 시급히 발굴하고 투자해야 한다. 단기로는 마케팅 전략도 손봐야 한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판매 전략은 세계 최초 기능과 디자인과 같은 혁신에 초점이 맞췄다. 이제는 어떤 가치를 주고 얼마만큼 제품 완성도를 높였는지가 중요하다. 가격보다는 가치 중심 제품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