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기저효과로 18개월만에 하락…사상 첫 2개월 연속 500억달러 기록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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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이후 17개월 연속 증가했던 수출이 기저효과 여파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사상 처음 2개월 연속 500억달러 돌파 기록을 세우는 등 대세 상승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500억6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수출 감소는 작년 같은 기간 급증했던 선박 수출이 대폭 감소한 탓이 크다. 지난해 71억2000만달러였던 선박 수출은 올해 17억8000만달러로 53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선박 수출 감소 물량이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4월 말 장기 연휴를 앞둔 조기 통관과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 기저효과 등으로 18개월만에 수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선박을 제외한 다른 주력품목 수출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작년 실적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선박은 수주가 아닌 건조를 마치고 고객에 인도하는 시점이 수출 실적으로 집계돼 인도 시점에 따라 전체 수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출 규모 측면에서는 4월에도 호실적을 이어 갔다. 우리 수출은 지난 3월(515억8000만달러)에 이어 사상 처음 2개월 연속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1∼4월 누적 수출은 작년보다 6.9% 증가한 1955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석유제품(53.6%), 반도체(37.0%), 컴퓨터(23.5%), 일반기계(13.1%), 석유화학(11.7%), 자동차부품(6.6%), 섬유(6.0%) 등 7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동반 수출 호조로 역대 2위 실적인 9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19.5%를 차지했다.

컴퓨터는 기업용 데이터센터의 SSD 수요 증가와 개인용 컴퓨터 부품 교체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며 13개월 연속 증가한 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는 47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은 5개월 연속 40억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이에 반해 철강(-7.4%), 자동차(-8.6%), 디스플레이(-16.2%), 가전(-20.1%), 무선통신기기(-40.7%), 선박(-75.0%) 등 6개 품목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는 최대 시장인 미국 판매 부진,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생산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 무선통신기기는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생산 확대가 수출 감소 원인이다.

지역별로는 중국(23.0%), 일본(17.8%), 독립국가연합(13.7%), 중동(10.3%), 아세안(2.1%), 인도(4.5%)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 아세안 제조업 경기 호조에 따른 중간재 수출 증가, 인프라 사업 확대 등이 증가 원인이다.

미국(-1.8%), 중남미(-2.5%), 베트남(-17.6%), 유럽연합(-21.2%) 수출은 감소했다. 미국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액화석유가스, 항공기 등의 수입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대미(對美) 무역흑자는 작년보다 24.9% 감소한 12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베트남은 부품 현지 조달 확대와 경쟁 심화, 중남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은 434억5000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는 6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75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산업부는 주요국 보호무역조치와 환율 하락,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성 심화 등 대외 통상환경 악화로 향후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주력품목 단가 상승세 지속 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신(新)북방·남방 정책을 통한 전방위 수출시장 확대와 프리미엄 소비재 및 신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품목 고부가가치화로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고율의 추가 관세를 면제하기로 확정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잠정 유예 7개국 중 유일하게 관세 면제 지위를 확정,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 4월 수출입 실적 (통관기준 잠정치)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4월 수출, 기저효과로 18개월만에 하락…사상 첫 2개월 연속 500억달러 기록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