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반도체 시장 성장세 지속... 톱10 성장률 14%

아날로그반도체 시장 성장세 지속... 톱10 성장률 14%

사물인터넷(IoT) 시장 확대에 힘입어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인수합병(M&A) 바람에 따른 '과점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아날로그반도체는 빛과 소리, 압력과 온도 등 각종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제품을 일컫는다.

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아날로그반도체 업계 톱10 매출액 성장률은 평균 14.3%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확대됐다. 톱10 업체 매출액이 전체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59%에 달했다.

아날로그반도체 시장 1위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다. TI는 총 매출 130억원 가운데 76%에 달하는 99억달러를 아날로그반도체 사업에서 냈다. 사실상 TI를 먹여살리는 사업 부문이다. TI는 300㎜ 웨이퍼로 아날로그반도체를 생산한 최초의 회사다. 칩당 생산성이 200㎜ 공장을 활용하는 경쟁사보다 40%나 높다.

전력반도체 업체 리니어테크놀러지를 인수한 아나로그디바이스는 43억1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애플 등에 무선주파수 칩을 제공하는 스카이웍스는 37억1000만달러로 3위를, 자동차 반도체가 주력인 독일 인피니언은 33억5000만달러로 4위를 기록했다.

이외에 ST마이크로(29억3000만달러), NXP(24억1500만달러), 맥심(20억2500만달러), 온세미컨덕터(18억달러), 마이크로칩(9억4000만달러), 르네사스(9억1500만달러)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성장률이 가장 높은 업체는 온세미컨덕터다. 이 회사는 전력반도체 전문 페어차일드반도체를 인수, 매출액이 합산되면서 전년 대비 무려 35%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날로그반도체 톱10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액이 역성장한 회사는 NXP다. NXP는 프리스케일을 인수할 당시 JAC캐피털과 와이즈로드캐피털로 구성된 중국 투자자 컨소시엄에 표준 반도체 제품을 판매하고, 또 다른 표준 아날로그 제품군은 넥스페리아라는 이름의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키면서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나로그디바이스, 온세미컨덕터, 마이크로칩, 르네사스 등이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면서 “다른 반도체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점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