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제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되살리는 '회생제동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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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는 전기를 공급하면 회전운동이 일어난다. 반대로 회전운동을 공급하면 전기가 발생된다. 하이브리드카(HEV),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등 상당수 친환경 자동차는 이런 원리를 '회생제동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스웨덴 동계시험장(아르예플로그)에서 iMEB를 장착한 수소전기차가 시험주행하는 모습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스웨덴 동계시험장(아르예플로그)에서 iMEB를 장착한 수소전기차가 시험주행하는 모습 (제공=현대모비스)>

회생제동시스템 특징은 친환경차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모터에 걸리는 부하로 제동력을 발생하면서, 전력발전도 이뤄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력은 배터리에 저장됐다가 모터 등 차내 전기기기에 재사용된다. 이 기술은 친환경차 연비 효율의 3분의 1 수준을 담당한다. 급가속시 1000㎾ 전력이 순간 공급되는 일부 고성능 전기차의 경우 제동 시 300~400㎾ 발전 전력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제동은 모터 부하만으로는 완벽한 제동을 구현할 수 없다. 따라서 유압제동시스템과 서로 협조해야한다. 모터로 공급되는 전력량을 제어해 차량을 일정 수준까지 감속하게 한 뒤 유압제동이 개입해 최종적으로 차량을 정차시키거나, 필요할 경우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해서 제동하기도 한다.

회생제동시스템은 1960년대 미국에서 고안하고 설계했다. 전철 등 철도차량 부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심지어는 아파트 승강기에도 회생제동의 원리가 적용돼 승강기 전력 사용량의 20~40%에 해당하는 공용전기를 절감한다.

회생제동시스템은 모터스포츠와 고성능 전기차에도 필수적으로 적용 중이다. 포뮬러 E 레이싱카가 경량화 차원에서 적용하는 카본 브레이크 디스크는 극한의 주행환경 속에서 섭씨 1000도를 오르내린다. 회생제동시스템은 운전자가 제동 시 '엔진브레이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브레이크 디스크의 부담을 덜어준다. 무엇보다 고출력 포물러E 레이싱카가 트랙에서 30분간 버텨낼 수 있는 비결은 전력을 회수해 재사용하도록 돕는 회생제동시스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르노 포뮬러E 레이싱 머신 (전자신문 DB)
<르노 포뮬러E 레이싱 머신 (전자신문 DB)>

회생제동시스템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들은 일본 어드빅스(Advics), 독일 콘티넨탈(Continental), ZF-TRW, 보쉬(Bosch), 만도 등이 있다. 최근에는 현대모비스가 가장 앞선 형태의 통합형회생제동시스템을 양산 준비하며 업계 기술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회생제동시스템은 제동 압력 충진탱크 또는 전동식 모터를 활용한 제동 압력 '공급부'와 '제어부'인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가 분리된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분리형 시스템은 2BOX에서 많게는 3BOX로 나눠진 구조여서 부피도 차지하지만 그만큼 중량도 많이 나간다.

현대모비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통합형회생제동시스템(i-MEB)은 기존 시스템 패키지를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한 것이다. 경쟁사 대비 최소 크기로 축소하면서 원가는 30%, 중량은 35% 이상을 혁신적으로 줄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층 부드럽고 정교한 제동 성능을 확보했고 고성능 모터를 사용하면서 제동 응답성도 3배 가까이 향상시켰다.

현대모비스 충남 천안공장 iMEB 조립라인에서 작업자가 유로밸브 조립 품질을 점검 중이다.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충남 천안공장 iMEB 조립라인에서 작업자가 유로밸브 조립 품질을 점검 중이다. (제공=현대모비스)>

제동장치 분야에서 후발주자였던 현대모비스는 분리형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을 건너뛰고 통합형 시스템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다. 연구 과정에서 특허 109건을 국내외에서 출원했고 기존 유압식 브레이크보다 제어성능이 더 좋은 전동식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