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135>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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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용 회장은 “개성공단은 평화를 만드는 공간”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공단내 입주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남북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신한용 회장은 “개성공단은 평화를 만드는 공간”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공단내 입주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남북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경제협력과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 상징이다. 개성공단이 남북 갈등으로 2년 3개월여 가동이 멈췄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봄바람이 불지만 공단 재가동은 아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화창한 봄날은 언제쯤일까.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2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실 벽에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은 평화를 만드는 공간”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공단 내 입주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남북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재가동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태스크 포스팀(TF)을 구성해 지난 3일 첫 회의를 열었다. 가동에 대비해 제도보완 등 현안 논의를 시작했다. 입주 기업이 다양해 공통적인 일과 업종별로 준비하는 데 차이가 있다.

-TF팀 구성과 주요 업무는.

▲업종별 대표자 15명으로 TF를 구성했다. 단장은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다. 개성공단 입주 1호 기업이다. 재가동에 따른 기업과 개인별로 준비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모든 걸 새로 시작하는 것과 같다. 남북관계 경색에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을 비롯해 자금, 시설점검 같은 제도 정비까지 다 논의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입주기업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정부와 협의할 현안도 많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lt;135&gt;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가령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당장 공단을 재가동 할 경우 근로자 인건비 문제가 등장할 것이다. 북측은 과거에도 근로자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재가동을 하면 북측에서 근로자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입주기업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 국내도 최저 기본금을 올렸는데 북측이 그냥 있겠나. 그렇다고 동남아 국가 인건비 보다는 비싸지 않을 것으로 본다. 퇴직금도 지급해야 한다. 토지세 납부 문제도 있다. 10년간 무상인데 기업 잘못이 아닌 남북 정국경색으로 2년 3개월 동안 입주기업은 생산 활동을 못했다. 북측이 토지세를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근로 인력도 문제다. 공단 가동시 북측 근로자 5만3000여명이 일했다. 재가동시 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남북이 재가동을 결정해도 당장 가동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가동에 따른 시설 점검과 원재료와 부자재 준비 등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공단 내 기업 시설물 상태는 어떤가.

▲상태가 어떤지 전혀 모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10월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의류 공장을 남한 당국에 통보하지 않고 은밀하게 가동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당국이 사실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아 우리는 알 수 없다. “우리 자산인데 왜 북측이 가동하냐”고 지난해 국정 감사에 참고인으로 나가 질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방북신청을 했으나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허가를 받지 못했다. 통신이나 전기 등 인프라도 어느 상태인지 알 수 없다. 직접 가서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정부에 재방북 신청하나.

▲남북 정상회담 이후 방북을 재신청하려고 준비했으나 북미 정상회담까지 지켜본 후에 재방북을 신청할 생각이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lt;135&gt;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5·24 조치를 해제해야 공단 재가동이 가능한 것 아닌가.

▲그렇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5·24 조치를 해제해야 그릴 수 있다. 공단 재가동은 남북정상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유엔과 미국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 한미 정상회단에서 풀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근로자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수 없다.

-재가동시 복구기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업종과 기계에 따라 기간이 다르다. 섬유, 봉제는 복구 기간이 짧아 2개월이면 가동할 수 있다. 전기와 수도 같은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도 2개월은 걸릴 것이다. 2013년에도 중단했던 공단을 재가동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업종별로 2개월에서, 6개월까지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완전 경영 정상화까지는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생산한 제품을 바이어와 정상 거래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몇 곳인가.

▲12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업종별로는 섬유, 봉제 업체가 64개로 가장 많다. 기계금속업체 23개, 전기전자업체 13개사, 화학과 플라스틱 업체 9개, 신발업체 9개, 식품 기타 6개다.

-공단 중단으로 입주 기업 피해액은 얼마인가.

▲실질 피해액은 1조5000억원 이상이다. 영업 손실 예상액과 영업권 상실 피해액을 포함했다.

-보상은 얼마나 받았나.

▲5600억원 정도를 정부에서 받았다. 피해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나머지는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lt;135&gt;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공단 재가동시 모두 입주하나.

▲외부기관에 의뢰해 공단 재가동시 입주기업 124곳(응답기업 101곳)을 대상으로 입주 여부에 대한 업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재가동시 무조건 입주하겠다는 기업은 26.7%, 정부와 북측 재개 조건과 상황을 보고 재입주하겠다는 기업이 69.3%에 달했다. 1년 전 조사에서는 무조건 재입주하겠다는 기업이 44%, 상황을 지켜본 후 조건이 맞으면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49%였다. 1년 전에 비해 상황을 지켜본 후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재입주 이유로 80%가 싼 인건비와 언어 소통 등에서 경쟁력 우위라고 응답했다.

-입주기업 현재 경영 상태는 어떤가.

▲기업 잘못이 아닌 남북 갈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이후 기업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조사결과 사업 해외 공장 이전이나 대체시설 확보 등 재기를 위해 노력 중인 기업이 60% 정도다. 생산중단 등으로 폐업위기에 몰린 기업도 14% 정도다.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도 운영자금과 설비자금 부족, 거래처 확보 등에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금융지원이다. 지금 시설은 일단 가서 확인을 해봐야 상태를 알 수 있다. 가동에 따른 투자를 해야 한다. 그동안 남북경제협력기금에서 중장기 저리융자를 해줬다. 그와 같은 금융지원을 해줘야 한다. 지금 입주기업은 피해가 막대하다. 가장 피해액이 많은 기업은 300억원에 달한다. 둘째는 정권과 무관하게 연속해 기업이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남북이 입법화를 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입주 기업 경제 활동을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는 3통(通)을 개선해야 한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lt;135&gt;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통신과 통관, 통행의 3통을 말하나.

▲그렇다. 통신의 경우 개성공단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 정보화시대 인터넷을 금지하면 바이어와 어떻게 신속한 거래를 할 수 있나. 통관도 일부가 아닌 전수(全數)통관이다. 통행도 3일 전 차량과 인적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수시로 오가야 하는 데 통행이 불편하다. 넷째는 보험제도 개선이다. 현재는 보험 상한선이 70억원이다. 개성 공단 내에 건물 한 동만 지어도 70억원이 들어간다. 따라서 보험제를 폐지하던지 아니면 상한액을 올려야 한다.

-정부와 북한에 바라는 점은.

▲판문점 선언에서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재가동에 따른 현안을 해결하는 건 정부와 북한 몫이다. 남북 간 협의를 통해 얽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법제와 관련해서는 입주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부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중간에서 입주 기업들만 손해를 본다.

-제2 개성공단 건설 등 경제특구 지정 등에 대한 입장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 남북이 화해 협력해 제2 개성공단 건설 등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놓인 개성공단 재가동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2 개성공단을 비롯해 특구 등을 건설한다는 등 이야기를 들으면 솔직히 한숨이 나온다.

-앞으로 계획은.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하면 남북 경협 확대 주춧돌을 놓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개성공단 재개는 국민 의지를 함께 모아야 통일시대를 준비할 수 있고 신경제지도를 그릴 수 있다. 개성공단은 평화를 만드는 공간이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동가홍삼(同價紅衫)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의미다. 행동이나 생각도 다홍차미처럼 차별화하자는 게 내 생각이다. 남과 같이 하면 안 된다. 취미는 테니스와 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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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5년째 어망과 통발 등을 생산하는 새한물산을 설립해 경영하고 있다. 중국 법인인 청도영성어망 유한공사 사장, 중국 옌타이대학 경영학원 객좌 교수다. 2007년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상임 부회장,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다.

이현덕 대기자 hd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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