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개인정보 활용동의서, 전면 개편...등급제도 도입

불완전판매 원인으로 지목됐던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가 대폭 개선된다.

요약된 정보를 시각화해 제공하고 고객이 요구하면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또 개인정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 신용정보 이동권이 도입된다.

10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그간 금융회사 등이 수집·이용하는 정보 활용 동의서의 내용과 양식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지적에 따라 동의서 양식 개정을 추진한다.

내용을 단순화·시각화하고 요약 정보를 우선 제공한다. 고객이 요구하면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편, 정보 주체의 확인 부담을 줄이고 동의를 받아 정보를 활용하는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한다. 또 적정·비교적 적정·신중·매우 신중 등 4단계로 구분된 정보 활용 동의서 등급제를 도입, 사생활 침해 위험 및 소비자 혜택 등에 대한 종합평가등급을 산정한다.

소비자가 어느 정도 수준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다만 필수 동의사항은 오히려 절차만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어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개선된 정보 활용동의서는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금융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신용평가 결과에 대한 설명요구권, 정보 정정청구 및 평가 재심사 요구권 등을 폭넓게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신의 신용등급 점수 산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수 있고 부당하다고 느낄 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개인이 자신의 긍정적인 신용정보를 신용평가사 및 금융회사에 전달해 신용평가나 여신심사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신용정보 이동권을 도입한다. 현재도 본인의 긍정적 정보 제공시 평가상 가점제도가 있으나 개인이 직접 주기적으로 정보를 수집·제출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워 활용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개인신용정보이동권이 도입되면 본인의 정보를 해당 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전송, 지속적인 가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다양한 기관에 분산돼 있는 본인의 신용정보를 이용해 다른 업자에게 제공, 간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전체 금융사 대상으로 개인정보 활용·관리 실태를 상시 평가하는 감독 시스템도 도입한다.

자율규제기구가 금융사의 자체 평가를 서면 점검하고 결과를 점수화·등급화해 당국에 제출하면, 당국은 필요시 현장점검 등을 실시하고 취약부문에 대한 보완 조치를 요구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금융사 자체 평가와 자율규제기구의 점검을 거쳐 금융감독원이 다시 한 번 검사하는 중첩적 평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정기간 상시평가 결과가 우수한 금융사에는 '안전성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금융위는 상반기 중 이 같은 내용의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입법 노력을 하고, 법 개정 이전이라도 하위규정 개정 등으로 할 수 있는 과제는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표] 바뀌는 정보활용 동의서 양식(자료-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