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장소, 중립지대 '싱가포르' 유력…5월말·6월초 가닥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중립지대' 싱가포르가 유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후보지로 검토한 판문점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북미정상회담은 5월 말이나 6월 초에 개최될 것”이라며 “비무장지대(DMZ)는 개최 장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개최지로 판문점을 제외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싱가포르 쪽으로 힘이 실린다.

CNN은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도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2015년 북한 외무성 부상과 미국 전직 관리가 접촉하는 등 북미 접촉이 이뤄진 곳이다. 북미 양측 공관도 있다. 회담에 적합한 시설과 치안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싱가포르가 유력지로 떠오르면서 회담 장소로 샹그릴라호텔까지 언급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도 매년 열리고 있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최시기는 5월 말 또는 6월 초로 재확인했다. 22일 한미 정상회담과 내달 8~9일 캐나다서 열릴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 사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중순경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회담을 G7 회의에서 결과를 공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은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 초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회담 시기와 장소를) 사흘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당일' 회담으로 열릴 전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내에서 수행 기자단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일정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논의할 것이 더 있으면 회담 일정이 하루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