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매출 이어 가입자도 케이블TV 추월···유료방송 헤게모니 이동 현실화

골든크로스는 우리나라 유료방송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한다. IPTV와 케이블TV 간 품질 우위에 대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그러나 이용자 과반은 서비스와 콘텐츠 다양성 등에서 IPTV를 선택했다. 특정한 계기가 없다면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골든크로스는 우리나라 유료방송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한다. IPTV와 케이블TV 간 품질 우위에 대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그러나 이용자 과반은 서비스와 콘텐츠 다양성 등에서 IPTV를 선택했다. 특정한 계기가 없다면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유료방송 시장 무게중심이 케이블TV에서 IPTV로 이동하고 있다. IPTV가 매출에 이어 가입자도 케이블TV를 앞질렀다. 가파른 IPTV 성장세에 따라 당분간 케이블TV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 기업 가치 하락으로, 케이블TV 출구 전략 본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발표한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IPTV 가입자가 사상 처음으로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했다. 2008년 11월 IPTV 상용서비스 실시 이후 9년 만이다.

11월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1422만281명으로 1409만7123만명에 그친 케이블TV 가입자를 넘었다. 12월 말에도 IPTV 가입자가 1432만5496만명으로 증가한 반면에 케이블TV 가입자는 1403만6693만명으로 감소하며 격차가 커졌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각각 45.3%와 44.4%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IPTV 매출이 케이블TV 매출을 앞질렀다. 2016년 말 기준 IPTV 매출은 2조4277억원으로, 2조1692억원에 그친 케이블TV를 처음으로 넘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IPTV와 케이블TV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IPTV는 품질 개선과 서비스 발굴 지속이 케이블TV 추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TV는 자금력과 이동통신을 앞세운 통신사 시장지배력 전이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케이블TV 디지털화와 소극적 투자가 케이블TV 하락세의 근본 원인으로 손꼽힌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케이블TV가 지역 사업자라는 한계 외에 이통 결합상품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투자가 경쟁 우위를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 투자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콘텐츠·상품 경쟁에서 IPTV가 앞섰다”고 평가했다.

유료방송 서비스별 점유율 변화
유료방송 서비스별 점유율 변화

IPTV가 매출에 이어 가입자마저 케이블TV를 추월한 만큼 이 같은 추세는 구조화될 가능성이 짙다. 이에 앞서 케이블TV가 이통을 결합한 동등 결합으로 상품을 다각화하고 아날로그 가입자에게 고화질 방송을 제공하는 8VSB로 가입자 유지 전략을 구사했지만 가입자와 매출을 늘리지 못했다.

매출과 가입자 정체는 케이블TV 기업 가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케이블TV 위기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케이블TV는 물론 나머지 케이블TV 기업 가치 하락도 불가피하다.

6월 27일 일몰이 예정된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인수합병(M&A) 등 케이블TV는 물론 유료방송 시장판도 변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매각하려는 케이블TV와 인수하려는 통신사 간 합종연횡이 빠르게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대HCN의 딜라이브 서초디지털OTT방송 인수처럼 규모 확대를 시도하는 케이블TV와 출구 전략을 타진하는 케이블TV를 M&A하는 사례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손꼽힌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자율 경쟁을 통해 사업자가 서비스와 품질 경쟁력을 높여 매출 및 가입자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료방송 서비스 품질 측정을 준비하는 것도 이를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다. 규제 등을 통해 시장에 인위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표〉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현황(단위:만명)

IPTV, 매출 이어 가입자도 케이블TV 추월···유료방송 헤게모니 이동 현실화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