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양자정보통신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곽승환 SK텔레콤 퀀텀테크랩장이 IT리더스포럼에서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곽승환 SK텔레콤 퀀텀테크랩장이 IT리더스포럼에서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양자정보통신은 차세대 기술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기술입니다.”

곽승환 SK텔레콤 퀀텀테크랩장은 15일 열린 제165회 한국IT리더스포럼 주제강연에서 양자정보통신이 막연하게 미래 기술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적용되기 시작한 '상용 기술'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2년 전인 2016년 6월 21일 세계 최초로 롱텀에벌루션(LTE) 상용망인 '세종시-SK텔레콤 대전사옥' 구간에 적용한 양자암호통신시스템은 하루 최고 35만 가입자 정보를 실어 날랐다.

곽 랩장은 “세종시 주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받은 것”이라면서 “이처럼 양자기술은 우리 곁에 와있다”고 설명했다.

양자정보통신은 자연에서 가장 작은 에너지 단위인 양자(Quantum)의 독특한 성질을 정보통신기술(ICT)에 활용한 것이다. 중첩·비가역·불확정·얽힘 등 일반 자연계에선 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을 역이용해보자는 게 기본 아이디어다.

곽 랩장은 아직 많은 사람이 양자물리학의 난해함 탓에 기술 상용화가 요원하다고 오해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롱텀 시큐리티' 개념을 들었다. 롱텀 시큐리티는 양자컴퓨터 출현과 관련 깊다. 암호화된 정보를 차곡차곡 저장해두었다가 양자컴퓨터가 등장한 후 이를 열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년 이후에나 세상에 공개돼야 할 중요한 정보가 10년 만에 나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어려운 계산 문제로 이뤄진 암호체계는 지금 컴퓨터로는 안전하지만 계산 능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롱텀 시큐리티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 미리미리 양자정보통신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곽 랩장은 “수면 위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국내 양자정보통신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정부와 기업이 양자산업에 투자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에 스피드와 안정성, 보안 등 3S를 적용할 계획”이라면서 “5G를 더욱 안전한 통신인프라로 만들어주는 게 양자암호통신”이라고 말했다.

장비 소형·저가화를 통해 집집마다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퀀텀 투더홈(QTTH)'을 달성하고 라이파이(Li-Fi·고속 가시광 무선통신) 등의 무선기술을 접목해 사용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2022년에는 양자위성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2016년 발사한 양자위성이 시험용이라면 우리는 완성된 기술로 쏘아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