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일상과 더욱 가까워질 인공지능과 음성 인식

카리사 추아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가전 부문 연구원
카리사 추아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가전 부문 연구원

전 산업에서 인공지능(AI)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2016년 3월에 열린 구글 알파고-이세돌 바둑 대국이 AI '실체'를 세상에 알리는 전초전 성격이었다면 올해는 AI가 도입된 전자 제품이 나오는 이른바 '전면전'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을 시작으로 차량에서 가전, 전자기기, 로봇에 이르기까지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는 AI 음성 인식 디바이스를 최신 기술 집약체로 선보였다. TV 제조사는 제품에 AI 기술을 적용, 프리미엄으로 이미지 변신과 판매 증진을 꾀했다. 노년층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가전 시장의 새로운 판매 데모그래픽으로 시니어 시장이 크게 주목받았다.

지난해 AI 음성비서 서비스 주인공이 아마존 알렉사라면 올해는 구글을 관련 시장 대표 주자로 꼽을 수 있다. 구글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가전제품, TV, 스피커 등을 아우르는 영역에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접목했다. 세계 유수 브랜드 위상에 걸맞은 파트너십을 선보이며 한층 발전된 모습을 지향했다.

구글 어시스던트, 삼성전자 빅스비를 비롯해 바이두·애플 등이 발표한 것과 같이 음성 인식 기능과 결합된 스마트 디바이스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제조사가 '음성 인식 기능-스마트 기기' 간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디바이스 사용 증가에 따라 음성 인식 정확도가 정교해지고 있다. 음성 인식 기능과 AI는 소비자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오랜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2030년까지 60세 이상 고령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니어 시장은 기술 제조사로 하여금 많은 기술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I와 로봇공학 기술은 노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는 기술인 게 분명하다. 향후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더욱 많은 기술 사용 사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올해 초 CES 2018에서는 고령 인구를 상대로 한 AI 음성 인식 관련 테크 스타트업이 주목받았다. 엘더샌스의 단가 1달러 이하 보급형 스마트 기저귀 센서, 블루프로그로보틱스 반려 로봇 '버디', 이스라엘 로봇 스타트업인 인튜이션로보틱스 '엘리큐' 등 노년층을 위한 AI 음성비서 디바이스 등장이 두드러졌다.

오늘날 전자기기를 보는 소비자 안목은 높아졌고, 연결된 사회는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제품 간 비교를 좀 더 용이하게 만들었다. 소비자 취향과 선호도가 더욱 구체화 및 세분화됨에 따라 제조사는 혁신 제품을 선보이고 오래된 카테고리를 새롭게 탈바꿈하는 등 소비자 변화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니어, 여성, 밀레니엄 세대 등 세분화된 데모그래픽에 맞춘 AI 기술이 향후 가전제품 시장 재편의 핵심 요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AI는 이제 더 이상 미래 산업 기술이 아니다. 가전, 소비재, 차량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면서 일상 깊숙이 침투해 산업 변화를 이끌고 있다. AI 적용 범위를 '미래 산업에만' '전통 가전은 제외' 등으로 제한하기보다 산업을 넘나드는 폭넓은 시각으로 기술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사가 혁신 제품을 선보인다면 소비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카리사 추아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가전 부문 연구원 Karissa.Chua@euromoni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