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보고대회]아직 아쉬운 혁신성장 성과...업계 “컨트롤타워·로드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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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혁신성장은 문재인 정부 1년간 성과 중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분야로 꼽힌다. 수요 측면에서 '소득주도성장' 공급 측면에서 '혁신성장'을 추진, 경기를 부양한다는 목표였지만 그간 혁신성장은 비교적 진전이 더뎠다는 점은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1월 이후 6개월 만에 혁신성장 회의를 주재하며 관련 정책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보고대회에서 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속도'를 강조하면서 정책 추진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청사진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고 '알맹이'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는 혁신수석과 같은 컨트롤타워 신설로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는 한편 명확한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달 밀려 이뤄진 보고대회…'기대 반 아쉬움 반'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8일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주재해 민간주도 혁신성장, 선도사업을 통한 가시적 성과 창출을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 협업을 추진하고, 주기적으로 성과를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각 부처는 8대 핵심 선도사업을 선정하고, 국민체감형 성과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수립·실행에 나섰다.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에서 35개 세부대책을 수립했고, 기재부를 중심으로 주요사업(20개)별 '혁신성장지원단'도 구성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3월 혁신성장 점검회의를 열어 성과·계획을 점검할 방침이었다. 각 부처에 '적극적 정책 추진'을 독려한다는 차원이다. 그러나 각종 정치·외교 이슈로 점검회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업계에서 “정부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 부처 정책추진도 자연스럽게 느슨해졌다.

한훈 기재부 혁신성장정책관은 “5월 개최도 기대 못하고 있었다”며 “혁신성장 정책을 점검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돼 바쁜 와중에도 보고대회 개최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보고대회에서 혁신성장 추진을 독려하고 속도를 높여달라고 당부하며 관련 정책은 다시 힘을 받게 됐다.

업계는 “다소 늦었지만 혁신성장 의지를 다시 보여준 것은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보고대회가 '보여주기 행사' 중심이었고, 명확한 청사진 제시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 “의미 있는 변화 시작…체감 성과는 부족했다”

정부는 보고대회에서 “4대 분야, 8대 핵심 선도사업 등 분야별 혁신성장 정책을 추진했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민간부문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부가 제시한 첫 번째 성과는 '혁신창업 확산과 벤처투자 증가세'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 법인수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9만8000개)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신설법인이 처음 월간 1만개를 돌파했고, 1분기 기준 신설 법인수는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도 사상최고액을 기록했다.

정부는 구매보조금 확대, 규제개선 등으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내년 3월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통신 3사를 중심으로 5G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신장비 발주 준비에 돌입하는 등 신서비스 출시 확대와 시장형성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성과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공유경제,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제는 이해관계자 대립, 사회 이슈화로 혁신이 지연됐고 새로운 시장창출을 저해했다는 설명이다.

한 국장은 “핵심 분야에서 규제혁신이 미흡하며, 체감 성과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시장에서 공공 초기수요 창출, 제도개혁 요구가 나오고 있는 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근본적 구조개혁을 위한 사람·제도 분야 혁신 요구가 커지고 있는 점에도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불안 등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이 부족하고, 고용구조가 경직적이라 인적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속도가 느리고 △체질개선이 미흡하고 △기업이 위축됐고 △기업·국민 체감이 부족한 점 등을 '현실적 평가'라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오늘 자리는 성과를 보여주기보다 (지금까지를) 반성하고 앞으로 잘 하겠다고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겸허하게 비판을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세우고 세부 청사진 제시해야

정부는 자기 반성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 했다.

주요 분야별 주요 추진과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예산·세제 지원과 제도개선으로 가시적 성과 도출에 주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을 뿐이다. 규제개선과 관련해서도 “신산업·신서비스 창출을 저해하는 대표규제를 엄선해 대립되는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공론화 플랫폼 마련해 해소하겠다”는 계획만 밝혔다.

공론화 플랫폼 관련 기재부는 “구체적인 계획과 시기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속도감 있는 혁신성장 정책 추진을 위해 컨트롤타워 신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자신문과 벤처기업협회가 383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2%는 “청와대에 혁신성장 정책을 전담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청와대 과기보좌관실을 '혁신수석실'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혁신성장 로드맵 수립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체감·실현에 초점을 맞춰 혁신성장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며 별도 로드맵은 만들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체계적 정책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발표될 혁신성장 정책과 관련 한 국장은 “이번에는 8대 선도사업 중심으로 발표했지만 앞으로는 과학기술·산업혁신, 제도·사람혁신에 대한 대책과 규제혁신 관련 정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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