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산모터쇼 외면한 '수입차·타이어' 업체들

[기자수첩]부산모터쇼 외면한 '수입차·타이어' 업체들

모터쇼는 자동차 축제의 장이다. 수많은 자동차 관련 업체가 모터쇼를 통해 자사 신차를 공개하는 한편 신기술을 제시하는 미래차를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홀수 해에 서울모터쇼와 짝수 해에 부산모터쇼가 열린다.

올해는 부산모터쇼가 다음 달 7일 개막한다. 그러나 국제모터쇼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수입차, 타이어 등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대표 업체들이 불참을 선언했다. 반쪽짜리 행사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한때 200개사 이상이 참가하던 부산모터쇼는 2016년 90여개사로 참가 규모가 축소됐다. 주최 측은 올해 19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가한다고 밝혔지만 업체 기준으로 볼 때 참여사는 국산차 4개, 수입차 6개, 상용차 1개 등 총 11개사에 불과하다.

국산차 업계에선 쌍용차가 2014년 이후 3회 연속 불참을 선언했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수입차 업계에서도 혼다, 볼보, 푸조·시트로엥, FCA(지프), 포르쉐 등이 3회 연속 불참한다. 2016년에 참가한 포드, 폭스바겐조차 올해는 불참 결정을 내렸다.

타이어 업계의 불참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금호·넥센 타이어 3사는 수년째 국내 모터쇼를 외면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모터쇼에선 대규모 전시 부스를 마련해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업체들은 신차 부재, 본사 정책 등을 이유로 한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드러내 놓고 밝히진 않지만 투자비 대비 효과가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물론 모터쇼 참가는 의무가 아니다. 다만 업계 동업자 정신이 아쉽다. 과거 회사 인지도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 전시회라면 그 전시회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당장의 효과만을 앞세우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부산은 서울·경기에 이은 제2의 수입차 요충지다. 업계 성장에 지속 기여해 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모터쇼 참가 업체들도 판매 증가 등 눈앞의 이익보다 고객 성원에 보답하는 차원, 즉 사회에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주최 측도 기존 완성차 업체 참가만을 바라볼 게 아니라 전장부품 업체 유치나 미래 차 기술 전시 등 특색을 살려야 한다. 전시자와 참관객 모두에게 이익이 될 모터쇼로 만들어야 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