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카메라 모듈 1분기 이례적 '영업손실'...증설했지만 가동률 줄어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1분기 이례적 '영업손실'...증설했지만 가동률 줄어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LG이노텍에서 가장 사업 비중이 큰 곳이다. 특히 애플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공개된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1분기 매출 1조원에,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작년 4분기에 비해서도 나빠진 실적이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IT부품 업계 비수기다. 소비가 많은 연말 성수기를 지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제조사는 완제품 생산량을 줄이고, 이에 부품 주문도 감소한다.

실적이 축소되는 시기임을 감안해도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적자 기록은 눈에 띈다. 영업이익 726억원을 남긴 작년 1분기와 크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광학솔루션 매출은 오히려 작년 동기(약 9244억원)보다 늘어난 상태였다.

실적 악화 배경으로는 가동률 하락이 손꼽힌다.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 평균가동률은 45.8%를 기록했다. 전체 설비의 절반이 쉬었다는 뜻이다. 이는 작년 1분기 평균가동률(65.5%)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에 생산능력(CAPA)은 연간기준 지난해 1분기 9240만개에서 올해 1억2700만개로 증가했다. 생산능력을 늘린 상태에서 전보다 주문이 줄다보니 비용 증가에 따라 이익은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광학솔루션 사업부 실적 부진에 LG이노텍 실적도 나빠져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74.8%가 줄었다.

카메라 모듈 생산 감소는 애플 때문이다. 애플은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사업부의 최대 고객사다. LG이노텍은 듀얼 카메라, 3D센싱 모듈 등을 공급하는 것으로 업계 내에 널리 알려져 있다. 애플이 재고 조정이 단행됐을 시기다.

관심은 반등 시점이다. 애플은 통상 5월부터 하반기 신형 아이폰 부품 양산을 시작한다. 실제로 차기 아이폰에 들어갈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이나 배터리 등은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차기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과 3D센싱 모듈 등을 공급하는 LG이노텍도 양산에 돌입할 시기다.

그러나 신모델이 나오기 전 애플이 재고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 2분기까지는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LG이노텍 전체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 매출 비중이 50%를 넘기 때문에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는 가을을 전후해 실적이 좋아지는 전형적인 '상저하고' 패턴을 보여왔다. 상반기는 가동률이 떨어졌지만 5월 이후부터 다시 상승세를 그릴 전망이다. 카메라 모듈 1억대를 만들 수 있게 설비를 준비한 LG이노텍이 하반기에 계획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료: LG이노텍 사업보고서)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1분기 이례적 '영업손실'...증설했지만 가동률 줄어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