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주사 체제 전환 공식화...손태승 행장 싱가포르·홍콩 IR 연다

우리은행, 지주사 체제 전환 공식화...손태승 행장 싱가포르·홍콩 IR 연다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비은행과 글로벌 확대 등 성장 제한을 없애고 리딩뱅크 경쟁에 나서기 위해선 지주회사 전환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20일 “이사회·금융당국·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내부검토 결과 지주사 전환시 출자한도 증가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 통합 고객관리, 계열사 연계 서비스 및 다양한 복합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고 지주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IR을 간다

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싱가폴과 홍콩을 방문 기관투자자들을 만난다

CEO가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 지난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견실한 재무구조를 설명함으로써 투자유입 및 이로 인한 주가부양에 힘쓸 예정이다. 지주전환 계획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우리은행은 민영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고 주요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패키지로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을 제외한 증권·보험 사업에 공백이 생겼고, 카드 부문도 시장 지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금융지주체제로서 시장경쟁에 불리한 점을 인식해 지주사 전환을 숙원 과제로 얘기해 왔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지난해 11월 취임과 함께 지주사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손 행장은 “올해는 지주사 전환의 최적기”라며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를 제고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은 필수”라고 강조해 왔다.

그 동안 우리은행의 의지와 달리 금융위의 관심사에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이 후순위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시간표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우리은행의 정부 보유 잔여지분(18.4%) 매각보다 지주사 전환을 선행하기로 입장이 모아지면서 논의가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결의 절차 등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은 조만간 지주사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예비인가 신청 후 금융위 심의와 본인가 신청 및 승인, 주주총회와 상장 등의 절차를 거쳐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게 된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6월 예비인가 신청, 연내 지주사 전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덩치를 키우기 위한 공격적인 M&A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우리은행 경쟁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으로 5개 지주사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금융이 업계 3위로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