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1일 '1박4일' 방미길 올라…트럼프와 긴급 전화통화 등 준비 집중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訪美) 길에 오른다. 최근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급변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재자'로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9월 22일 가진 한미 정상회담 모습.<사진:청와대>
지난해 9월 22일 가진 한미 정상회담 모습.<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1박 4일 일정으로 미국을 공식 실무 방문한다. 방미 일정 핵심은 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이다. 시간은 30여분이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비핵화 모델 △비핵화에 따라 북한에 주어질 보상 △전반적인 남북·북미관계 개선 등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과정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한다.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둔 20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서 머무르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방문 준비에 집중했다. 이날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긴급 전화 통화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며 “양 정상은 통화에서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여러가지 반응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언급한 북한의 '여러가지 반응'은 △16일 오전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메시지 발신 △18일 풍계리 핵실험장 계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 측 기자단의 명단이 담긴 통지문 미접수 등을 가리킨다.

한미 두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개최를 위해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을 포함,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이날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는 지난해 5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15번째다. 직전 통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전격 방문,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9일에 있었다. 10여일 전 통화에는 서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이날 통화에서는 무거운 주제로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남북·북미관계를 풀기 위한 방편으로 핫라인을 구동시키거나 정의용 실장 등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는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무 단위로 북한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핫라인이나 대북특사를) 가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