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보다 저렴한 송금...삼성출신 스타트업, 다구간 송금 플랫폼 개발

와이아바알리 송금 플랫폼
와이아바알리 송금 플랫폼

국내 스타트업이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저렴한 송금 서비스를 개발했다.

송금 부문에 'N2N 다구간 서비스 플랫폼'을 적용해 원가 수수료를 절반 이상 낮췄다. 특허도 취득했다.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송금 시장에서 이 플랫폼 방식을 적용, 호주에서만 약 1000억원(누적) 규모 타발(해외에서 한국으로 송금) 송금 실적을 기록했다.

22일 따르면 삼성출신이 모여 만든 송금 서비스 스타트업 와이어바알리(대표 유중원)가 N2N다구간 송금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의 송금 방식은 독특하다. 기존 송금은 한 나라에서 송금이 많은 나라로 일방적 송금 경로를 개발, 적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베트남, 한국에서 호주, 한국에서 말레이시아 등 단선 송금 위주다. 반면 와이어바알리 송금 네트워킹은 송금과 수금을 담당하는 각 나라별로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구간 네팅(netting)이 가능한 구조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호주로 이용자의 송금을 묶어 약 1000만원을 보낸다고 가정할 때, 호주 현지 동맹 기업 잔고에 800만원이 있다. 그럼 800만원을 처리하고 200만원을 와이어바알리에서 자동으로 보내준다. 이런식으로 여러 국가의 송금과 수금 물량을 자동으로 맵핑해 인공지능 기반으로 송금이 완료되는 인프라다. 이 플랫폼을 적용하면 한국에서 호주로, 호주에서 베트남으로, 베트남에서 말레이시아로 여러 송금이 다구간으로 섞여도 플랫폼 안에서 송금과 수금 규모가 자동 환산되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원가가 대폭 절감되고 구간별로 복잡한 고비용 수수료 체계를 상쇄할 수 있다. 다구간 송금 방식은 이론적으로는 쉽지만, 이를 여러 국가별로 적용하려면 정교한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현지 파트너도 중요하다. 이 기업은 베트남 최대 은행 중 하나인 동아뱅크 자회사 동아머니트랜스, 필리핀 내 최대은행 BDO를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최근 한국에선 광주은행, 전북은행과 잇단 송금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국송금 사업도 강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 외형을 크게 확대한다. 지난해 10월 호주 법인에 이어, 올해 3월 홍콩 법인, 6월에는 뉴질랜드 법인을 설립한다. 최근 국내 최초로 광주은행과 외화 송수금, 환전, 실명확인 시스템도 구축 완료했다. 전북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올 하반기 본격적인 국내 송금 사업에도 뛰어든다.

이를 통해 아시아 10여개국에 동시 진출할 계획이다.

유중원 대표는 “최근 수수료를 대폭 낮춘 송금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낮출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생존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다구간 송금 방식을 통해 한국의 머니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