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 2018)가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8일간 36개국 147편의 영화상영, 국제 포럼과 부대 행사로 진행된다. 31일 개막식은 문화비축기지(성산동)에서 진행되고 영화는 메가박스 신촌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제는 아직 개봉하기 전 작품을 미리 관람하고, 일반 개봉관에서는 손쉽게 만날 수 없는 취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제에서는 영화만 상영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 공연, 연대와 친목을 나누는 파티, 관객과의 대화(GV: Guest Visit)와 토크 프로그램, 국제 콘퍼런스 등의 학술행사,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제공된다. 영화제에 참석할 때 기본은 당연히 영화 관람이지만, 부대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영화제 특유의 뿌듯함을 관객에게 선사한다는 점이 의미 있다.

'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 피치&캐치(Pitch & Catch) 프로그램! 공개피칭 프로그램 중 가장 독보적인 제작성공률을 보여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알짜 코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코너는 기획 단계 영화 아이템을 발굴해 선정하는 피치&캐치(Pitch & Catch) 프로그램이다. 올해 제9회를 맞는 피치&캐치는 한국영화계에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왔으며 여성 감독, 프로듀서, 작가들에게 영화산업 진출 및 작품화에 실질적인 지원의 역할을 했다. 그간 피치&캐치에서는 극영화 〈해빙〉, 〈차이나타운〉, 〈고양이 장례식〉, 〈분노의 윤리학〉, 〈청포도사탕: 17년 전의 약속〉, 〈미쓰GO〉,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 〈홀리워킹데이〉, 〈야근 대신 뜨개질〉, 〈소꿉놀이〉, 〈반짝이는 박수 소리〉, 〈아버지의 이메일〉, 〈탐욕의 제국〉, 〈노라노〉, 〈두 개의 선〉 등 탄탄한 작품을 배출하며 공개피칭 프로젝트 중 가장 독보적인 제작성공률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7 피치&캐치 선정 및 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참가작 '얼굴, 그 맞은편'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7 피치&캐치 선정 및 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참가작 '얼굴, 그 맞은편'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전년도 옥랑문화상 수상작인 이선희 감독의 〈얼굴, 그 맞은편〉은 이번 제20회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공모기간은 3월 19일부터 4월 5일까지 총 18일간 진행됐다. 본선 진출작은 서류심사와 면접 예심 심사과정을 거쳐 각 부문별 5편의 프로젝트가 선정되며, 선정된 본선 진출작은 5월 한 달 간 '피치&캐치 랩(LAB)'에 참여해, 전문가의 작품 멘토링과 닥터링, 피칭 교육을 통해 작품의 기획개발을 지원받는다.

본선 진출작은 영화제 공식기간인 6월1일(금) 공개피칭 행사에서 영상산업 관계자와 만나게 된다. 피칭 행사 후에는 영상산업 관계자와 비즈니스 미팅의 기회가 주어진다. 수상작에게는 메가박스, 옥랑문화재단, 포스트핀, 영화사 진진의 후원으로 총 5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부상을 제공한다.

2017 피치&캐치 선정 및 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참가작 '얼굴, 그 맞은편'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7 피치&캐치 선정 및 201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참가작 '얼굴, 그 맞은편'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올해 극영화 부문 본선 진출작은 임선애 감독의 〈69세〉, 김정은 감독의 〈육식공룡의 연주〉, 임규리 감독의 〈창귀전〉, 조현진 감독의 〈장송곡 싱어〉, 홍성윤 감독의 〈너는 혼자가 아니야〉이다. 다큐멘터리 부문은 박강아름 감독의 〈외길식당〉, 장은주 감독의 〈신시〉, 최빛나 감독의 〈걍 집에 있을걸〉, 정다솔 감독의 〈그대 나의 동료가 되라〉, 홍유리 감독의 〈워킹 투게더〉이다.

피치&캐치(Pitch & Catch) 프로그램 일정. (자료=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피치&캐치(Pitch & Catch) 프로그램 일정. (자료=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 쟁점 토크! 올해의 이슈를 영화를 함께 본 후 토론한다

올해 서울국제영화제가 준비한 쟁점 토크는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 '낙태죄가 폐지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니타 사카시안 특별강연, 이젠 신물 나: 온라인 괴롭힘의 대가'이다.

[쟁점 토크 1]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는 6월 4일(월) 〈아니타 힐〉 상영 후 진행되며 전석 무료이다. 여성가족부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로, 최근 한국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METOO, #WITHYOU를 주제로 한 영화를 관람한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미투 운동이 성별 위계와 권력에 의해 일어난 작금의 성추행, 성폭력 사건이 원인이 되어 전개됐다. 이것이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심각한 문제라는 측면에서, 사회 각계 인사를 초청해 미투 운동 의의를 살펴보고 이후의 나아갈 길에 대해 모색해본다.

상영작 '아니타 힐'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상영작 '아니타 힐'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쟁점 토크 2] '낙태죄가 폐지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는 2일(토)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상영 후 진행되며 영화 관람은 표를 구매해야 입장 가능하며, 토크 프로그램에만 무료로 참석할 수도 있다. 2016년 검은 시위 이후 한국에서도 낙태죄 폐지 요구가 본격화됐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서명 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정부는 실태조사를 약속했고, 헌법 재판소에서는 낙태죄 위헌 소송이 진행 중이다. 낙태죄 폐지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구가 됐다.

토크는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여전히 재생산권이 공격당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다룬 영화 상영 후, 한국 사회에서의 낙태죄 폐지와 관련된 맥락과 법적 쟁점, 낙태죄 폐지와 함께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요구와 과제를 이야기한다.

상영작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상영작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쟁점 토크 3] '아니타 사카시안 특별강연, 이젠 신물 나: 온라인 괴롭힘의 대가'는 6일(수) 〈방해말고 꺼져!: 게임과 여성〉 상영 후 진행되는데, 영화와 강연을 같이 관람은 온라인 및 현장 구매 가능하며, 강연만 참석할 때는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 창작물이나 연구 성과보다 공격성과 증오의 표출 대상으로 더 잘 알려진 유명인사의 삶은 과연 어떨까? 미디어 비평가인 아니타 사카시안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비디오게임을 분석하면서 비평계의 찬사와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은 게이머게이트 운동이 벌어지던 당시, 그녀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만 관심이 있고, 그녀의 작업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강연에서 그녀는 자신이 활동가로 활약하게 된 이유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 괴롭힘 행사자의 태도와 행동이 어떻게 반동적인 정치 의제를 촉진하고 여성의 침묵을 강요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상영작 '방해말고 꺼져!: 게임과 여성'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상영작 '방해말고 꺼져!: 게임과 여성' 스틸사진.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