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유럽국 최초 '유레카 파트너' 국가 승격…한-유럽 R&D 협력 강화

이상훈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정책관(오른쪽)과 페트리 펠토넨 핀란드 고용경제부 차관이 한-유레카 파트너국 승격 협정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이상훈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정책관(오른쪽)과 페트리 펠토넨 핀란드 고용경제부 차관이 한-유레카 파트너국 승격 협정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기술 강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연구개발(R&D) 네트워크에 파트너 국가로 승격됐다. 비유럽 국가로는 최초다. 국내 산학연이 670개 유럽 기술 파트너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신기술을 확보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가 비유럽 국가 중에는 최초로 '유레카(EUREKA) 파트너국'으로 승격했다고 23일 밝혔다.

산업부는 22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8 코리아 유레카데이' 개최를 계기로 파트너국 승격과 관련한 서명식을 개최했다.

유레카는 1985년 시장 지향적 산업기술 개발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설립된 세계 최대 R&D 네트워크다. 유럽연합(EU) 28개국, 비EU 13개국 정회원을 포함해 파트너국과 준회원국 등 총 45개국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2009년 비유럽국 최초로 준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올해 파트너국으로 승격됐다. 단기간에 세계 최대 R&D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유럽 기술 강국들과 상호보완적인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유레카는 2개국 이상 산학연이 자유공모 방식으로 과제를 기획해 산업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현재 6400여개 공동 R&D 과제에 2만1300여개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으며, 총 386억유로(약 50조원)를 지원 중이다.

우리나라는 파트너국 승격으로 유레카의 주요 정책 결정시 의결권을 갖게 됐고, 3년마다 거쳐야 했던 준회원국 지위 갱신도 면제받게 됐다. 사실상 정회원국과 동등한 위치를 갖는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유럽 기술 강국들과 동등한 기술협력 동반자로 인정받았다.

이상훈 산업부 산업기술정책관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혁신 속도가 가속화되고 기술수명 주기가 단축되는 상황에서는 글로벌 기술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유레카 파트너국 승격을 계기로 한-유럽 기업 간 기술협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유레카 내 역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유레카에서 지난 10년간 총 111개 과제에 약 880억원을 지원했다. 또 2010년부터 매년 '코리아 유레카데이'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한-유럽 국제 공동 R&D 성공사례도 다수 발굴됐다. 2012년부터 4년간 진행된 5인치 풀HD급 모바일 디스플레이 제조용 초미세 패터닝 시스템 개발 과제는 특허 등록 3건, 특허 출원 4건을 비롯해 현재까지 43억원 신규 매출을 달성했다. 자동차 산업 물류 네트워크에서의 RFID 기술 개발도 한-유럽 공동 과제로 개발됐다.

산업부는 유레카 파트너국 위상에 걸맞게 유레카에 대한 정부 지원을 2025년까지 2배로 확대하고, 우리나라 강점 기술을 활용한 유레카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레카 예산 및 지원과제는 2025년 500억원, 50개로 늘어난다. 유레카 클러스터는 특정 기술분야 공동 개발을 위한 플랫폼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