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bhc가맹점주 '원가·마진률 공개'…본사 "폭리 주장 사실과 달라"

치킨 프랜차이즈 bhc 점주들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 설립 총회를 열어 본사에 식자재 납품 단가 인하와 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 bhc 점주들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 설립 총회를 열어 본사에 식자재 납품 단가 인하와 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 bhc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갑질 중단 및 납품 원가와 마진율 공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맹본부는 협의회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폭리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를 둘러싼 상생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고 원만한 사태 해결 방안에 이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전국 bhc 가맹점협의회는 국회 앞에서 협의회 설립총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국계 사모펀드가 운영하고 있는 bhc 본사의 부당한 처사로 여러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모였다”며 “본사와 가맹점주간 협의를 이루기 위해 협의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총회에는 전국 1400명의 가맹점주 중 절반 이상인 78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품목의 원가를 인하하고 원가 내역과 마진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본사를 상대로 요구 사항에 대한 답변을 6월30일까지 달라고 요구했다.

bhc 가맹점협의회 측은 “bhc 영업이익률이 타사에 비해 3배 이상 높을 정도로 본사는 성장하고 있지만 가맹점주 형편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근본적 원인은 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월등히 높은 필수품목 공급가, 부당하게 가맹점주들에게 전가시키는 판매촉진 명목의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사는 판매가격 인상이나 배달대행 수수료를 받게 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방법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가격 인상이 아니라 본사가 공급하는 제품의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협의회는 “그간 여러 차례 요구해 온 주요 품목의 원가내역, 마진율을 공개하고 공급원가 인하, 광고비·가공비 등 2015년부터 거둬들인 부당이익을 즉각 반환할 것”을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한 유상감자, 유상증자 등으로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하거나 투자자금을 상환한 자금내역을 공개하고 박현종 bhc 회장 등 주요 관계자에 대한 주식공여 및 배당내역과 임원의 인센티브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앞서 공정위는 가맹점 인테리어 공사비용 일부를 가맹점주에게 전가해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bhc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억4800만원을 부과했다.

박현종 bhc치킨 회장이 새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박현종 bhc치킨 회장이 새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bhc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의 협의회의 주장을 반박하며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bhc치킨은 이날 '가맹점주 협의회 결성 및 식자재 원가 인하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해바라기유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일반 해바라기유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으로 무리고 식품유형에서도 별개로 분류돼 있다”며 “일반 해바라기유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서로 가격 비교대상이 전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bhc치킨은 최상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사용을 위해 우리나라 최대기업 중 하나인 롯데의 최신설비와 특수한 제조공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bhc치킨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시 고가가 아니며, 인터넷 최저가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선육에 대해서도 “계육 시장시세를 반영해 매일 유동적인 금액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며 “산지로부터의 유통과정과 브랜드의 노하우를 반영한 염지 및 절단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으며 신선육을 단순한 논리로 타사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가 인하 요청은 가맹점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이에 가맹본부는 면밀히 합리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밝혔다.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문경영 체제를 돌입해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비합리적인 관행을 과감히 없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hc 측은 “주요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30억을 지원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청년 일자리 대책에 180억원을 지원하는 등 모범이 되는 프랜차이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