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과 조명, 빛으로 연결되는 세상

김문성 필립스라이팅코리아 대표
김문성 필립스라이팅코리아 대표

통신사, 가전회사, 건설사 중심으로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헤게모니 경쟁이 뜨겁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스마트 공장 등 각종 산업을 불문하고 변화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조명 산업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과 조명 융합은 무한한 부가 가치를 창출해 낸다. 조명에서 나오는 빛과 에너지는 본질이 4차 산업혁명 핵심 요소와 밀접하다. 빛은 동일 공간 내 모든 사물에 닿을 수 있는 연결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조명 기구에 무선 통신을 할 수 있게끔 해 주는 통신센서, 온도·습도 등 환경 정보부터 공간 사용 여부 등 실용 데이터까지 수집하는 통합 센서를 적용하면 '커넥티드 조명'이라 불리는 혁신 조명 솔루션이 탄생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커넥티드 조명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고 빛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과 공간·환경을 연결, 가치가 배가된다.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글로벌 조명 산업을 선도해 온 필립스라이팅이 사전 의미가 '의미하다'라는 '시그니파이(Signify)'로 사명을 변경한 것도 이런 조명 개념 변화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커넥티드 조명이 적용된 건축물 관리자는 다양한 센서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활용, 건축물 활용 상태 및 이력을 파악한다. 조명·부대시설 제어로 공간 유지에 필요한 비용, 에너지, 시간 등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4차 산업혁명이 집약된 조명 시스템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 유럽 본사 건물 '디 에지'에는 필립스라이팅의 커넥티드 조명 솔루션과 센서 장비, 시스템을 제공하는 IoT 플랫폼 '인터랙트'가 적용됐다. 2015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최초 공개 직후부터 미래의 빌딩, 미래의 사무공간으로 소개되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빌딩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총 15층 4만㎡ 규모에 이르는 이 건물은 전 층에 수천 개 조명 기구와 센서, 이더넷전원장치(PoE) 시스템, 조명 관리 소프트웨어가 설치됐다.

연간 약 10만유로 에너지 절감 효과와 약 150만유로 공간 활용 비용 절감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영국의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인 브리엄(BREEAM) 역사상 최고점으로(98.36%)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조명과 GPS 시스템 결합으로 스마트 리테일링을 구현한 사례도 있다. 유럽 최대 리테일 업체 까르푸 매장, 두바이 아스와크 매장, 독일 에데카 매장 등에서는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구매하려는 물품 위치 정보나 주변 코너에서 열리는 할인행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로 조명코드를 스캔하는 가시광통신(VLC) 기술이 적용돼 매장 내 조명을 통해 인식 위치를 특정한 뒤 앱으로 알려준다. 센서를 장착한 커넥티드 조명이 리테일 환경에 접목된 결과다.

이 밖에도 공공장소의 가로등과 도로 조명에 지능형 제어 시스템 도입으로 스마트 시티를 구현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랜드마크 조명 시스템 도입으로 도시의 아이덴티티 매력을 형성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진일보된 스포츠 조명 솔루션을 통해 최고의 스포츠 경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호주 퍼스의 옵터스 스타디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인류와 함께해 온 빛을 만들어 내는 LED 조명이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제는 단순히 빛을 제공하는 조명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조명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김문성 필립스라이팅코리아 대표 ms.kim@signif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