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한달여 만에 두번째 '남북정상회담'…북미회담 논의

회담 결과 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춘추관서 발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1차 정상회담을 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깜짝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최근 북미간 관계가 냉·온탕을 오가며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긴급 마련된 것이라 주목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 재성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내달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정상회담을 가지고 난 뒤 기념 촬영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정상회담을 가지고 난 뒤 기념 촬영했다.<사진:청와대>

청와대는 양 정상이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청와대가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서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배석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차량으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도착했고, 짙은 파란색 넥타이를 맸다. 문 대통령을 처음으로 맞은 인사는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통일각 내에서 김 위원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고, 백두산 천지가 그려진 그림 앞에서 악수하며 포토타임도 가졌다. 이후 서 원장, 김영철 부위원장만 배석한 가운데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나가면서 지난 1차 회담과 같이 포옹도 나눴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발표 한 후, 남북이 정상회담을 긴급하게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오는 2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종료되고 나면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이라 전망했던 만큼, 미리 예정됐던 일정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기를 통해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는지에 대해선 청와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핫라인 통화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수석의 공지문 이외 내용은 27일 오전 10시 발표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고 말해다.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춘추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을 직접 찾는 것은 그만큼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도 같은 시각 회담 결과를 동시에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