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선배가 후배에게 한 말은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라"

“준비하고 도전하라. 그러면 목표와 꿈에 다가설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벤처 생태계를 만든 선배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본지가 공동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무한도전' 행사가 주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청년 창업가 꿈을 응원하는 선배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담이 쏟아졌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설익은 창업을 경계하는 냉철한 당부도 나왔다. 선배가 후배에게 들려주는 조언의 키워드를 소개한다.

◇“목표와 꿈은 다르다”

개그맨 박명수씨는 특별강연자로 나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청년들 기를 살려줬다. 행사 현장에서 가장 많은 환호성을 받았다. 등장만으로도 박수갈채를 끌어냈다. 인기 스타임을 입증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목표와 꿈의 차이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표와 꿈을 착각하면 100% 망한다”는 단호한 표현도 썼다.

박명수는 “먼 미래를 뜻하는 꿈과 달리 목표는 당장 이뤄낼 수 있는 일들”이라며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저절로 꿈에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목표를 하나둘씩 이루다 보면 꿈과 희망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선배들은 해외로 시야 넓히면 사업 성공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강학주 울랄라랩 대표는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만 바라봐선 안 된다”며 “글로벌로 눈을 돌리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울랄라랩은 하드웨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위콘을 앞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현재 14개 국가에 진출했다.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 20여곳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올해 3월에는 동남아 현지 업체와 1600만달러 규모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재미를 못 봤다. 회사 규모를 따져 계약을 맺는 관행 탓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명패가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강 대표는 글로벌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기술이어도 해외에서는 원하는 곳이 많을 수 있다”며 “나라마다 기술 보급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중론도 함께 제기했다. 해외 사업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창업자를 포함한 회사 구성원 전체가 힘든 과정을 즐기겠다고 의기투합해야만 해외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로 가는 지름길도 소개됐다. 류선종 N15 대표는 해외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을 적극 활용하라고 추천했다. 그는 “미국 스타트업 관련 기관들 매년 한두 차례씩 육성할 스타트업을 모집한다”며 “국내 투자사만 바라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자신의 경험담도 들려줬다. 중국에 나갈 때 현지 언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좌절을 맛본 사례다. “현지 업체와 친분을 쌓고 성과를 낼 것으로 자신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러던 중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 직장생활까지 한 직원을 뽑았더니 협상이 물 흐르듯 흘러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병준 기손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유연한 경영정책을 주문했다. “지분을 나누는 데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경을 넘는 초기 투자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해외에 나가기 앞서 현지 기업과 주식을 맞교환하거나 조인트벤처를 세우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작은 시장에서 차곡차곡 레퍼런스를 쌓다 보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도 덧붙였다.

◇'도전'

제주도가 벤처의 섬이 된 배경에도 '도전'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제주도가 벤처의 섬이 된 사연을 소개했다. 2005년 이전 제주도에서는 벤처 생태계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 스타트업협회가 들어섰다. 회원사 170여곳이 넘는 거대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석 실장이 씨앗을 뿌렸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시절 제주도에 회사 사무실을 꾸린 게 시발점이 됐다. 당시 이 같은 결정은 큰 도전이었다. 터전을 서울에서 제주도로 옮겨야 하는 직원들 반대가 심했다.

석 실장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려면 환경이 중요하다”며 “실리콘밸리와 같은 쾌적한 공간에서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희망자를 중심으로 제주도 조직을 불려 나갔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시대'를 열었다. 다음은 지금까지도 제주도에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제주에 내려갈 때만 해도 벤처 붐을 상상하지 못했다”며 “누군가가 변화를 꿈꾸고 첫 걸음 땔 때 변화가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고 전했다.

제임스 박 하만인터내셔널코리아 대표도 “불가능이란 없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성공과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며 “열정이 있다면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청년들 도전도 응원했다. 그는 “무슨 일이든 두려워만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이를 이겨낼 때 스스로가 더 돋보이게 될 것”이라며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판교=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