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이유 있었네' 삼성전기, 주력 제품 단가 '수직상승'

'호실적 이유 있었네' 삼성전기, 주력 제품 단가 '수직상승'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카메라 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평균판매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가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최근 공개된 삼성전기 분기보고서에 카메라 모듈의 평균판매가격은 2017년 대비 6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MLCC의 평균판매가격은 작년 대비 17% 올랐다.

이는 작년 한해 증가폭을 뛰어넘는 것이다.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카메라 모듈 평균판매가격은 11%가 올랐다. 같은 기간 MLCC는 15% 상승했다.

카메라 모듈과 MLCC 가격이 올 1분기에만 각각 61%, 17% 증가했다는 건 그 만큼 단기간, 가파른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다는 뜻이다.

단가 상승 배경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고성능화와 MLCC 공급 부족이 꼽힌다.

삼성전기는 1분기 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에 후면 카메라를 신규 공급하기 시작했다. 듀얼과 싱글로 구성된 갤럭시S9 후면 카메라는 이번에 '가변조리개'라는 새로운 기능을 장착했다. 전문가용 카메라처럼 조리개 값을 조절하는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신규 부품을 채택했다. 신기술 탑재가 판매가격 상승을 이끈 셈이다.

MLCC는 현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고성능화와 자동차 전장화로 MLCC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에 공급은 제한적이다. 무라타, 삼성전기 등 주요 제조사가 공장을 100% 가동해도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강해 공급자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MLCC(사진=삼성전기 홈페이지)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MLCC(사진=삼성전기 홈페이지)

평균판매가격이 오른 것은 그 만큼 비싼 가격에 부품을 공급했다는 얘기다. 고가 부품은 실적 상승에 보탬이 된다. 삼성전기는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 작년 동기는 물론 작년 4분기보다 증가한 매출 2조188억원과 영업이익 1540억원을 달성했는데, 주력 제품의 판가 인상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과 통신 모듈 등을 생산하는 모듈솔루션 사업부문이 전체 매출 44%를 차지하고 있다. MLCC를 만드는 컴포넌트솔루션 부문 비중은 전체 38% 정도다.
삼성전기는 단가 상승효과를 향후에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에도 가변조리개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메라 제조를 삼성전기가 맡기 때문에 갤럭시S9와 같은 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 MLCC 역시 단기간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수요 강세에 따른 단가인상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1분기 실적 설명 콘퍼런스콜에서 “MLCC수급 부족은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호실적 이유 있었네' 삼성전기, 주력 제품 단가 '수직상승'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