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롱테일 시대를 헤쳐 나가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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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대한민국에 70년 압축 성장과 부를 가져다 준 주력 산업이 지속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일들은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학계에서는 공급 과잉 문제로 진단한다. 전 분야에 걸쳐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과다 경쟁이 일고 가격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소득 저하로 이어진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 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제학계의 진단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한다. 바로 다양성의 시대, 개인 기반의 시대를 생각해야 한다.

인터넷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경험한 인류는 더 이상 과거 산업 사회의 인류가 아니다. 과거처럼 통계학적 대표 값으로 사람의 취향을 규정하고 재화나 서비스를 대량 생산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지구상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시시각각 확인하고, 모두가 자신의 취향을 보태는 시대다. 이로써 과거 가치들에 대한 공급 과잉을 더 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존 주력 산업들이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를 자각하고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면 헤쳐 나갈 길이 보인다.

다가오는 세상은 개성 사회, 롱테일 사회로 접어든다. 롱테일 사회는 상식으로 볼 때 투입한 비용에 대비해 효과를 보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극단으로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준다는 것은 매우 큰 대가를 지불해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제 풀이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첫째 개인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둘째 3D와 같이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들은 과감히 컴퓨터에 넘기자. 셋째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여러 시민이 함께 알 수 있도록 공유하자.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플랫폼 전략이다. 시민들 각자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또 다른 사람은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게 해 주는 '멋진 플랫폼'은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족도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그 멋진 플랫폼은 롱테일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각계각층에서 필요한 플랫폼이 수없이 많다. 물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롱테일의 형태가 점점 더 얇고 길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새로운 가치에 대한 요구 사항이 늘어 감을 의미한다.

이로써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세상이 자연스레 도래할 것이다. 수요 과잉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서 결코 과거 방식으로 회귀하지는 않는다. 멋진 플랫폼의 가치는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얼마나 가성비 있게 진화해서 만족도를 스스로 끌어올릴 수 있는가 여부가 그 가치 판단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그림이 바로 올 3월부터 시작한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국가디지털전환' 계획이다. 아직은 작은 움직임이다. 몇 개의 영역을 찾아 디지털 전환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문제는 각 영역의 디지털 전환 성공을 좌우할 엔진들의 모습이다. 바로 필자가 말한 멋진 플랫폼의 모습이다. 멋진 플랫폼의 핵심을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말한 데이터테크놀로지(DT)의 겉모습만을 차용한다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멋진 플랫폼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세상에서 쏟아져 나오는 모든 것의 이야기를 읽어 내고 학습하며 축적하는 '통찰 문해력'이 기반으로 돼야 한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 단순한 기술의 나열과 조합만으로 멋진 플랫폼의 탄생은 요원하다. 시대를 헤쳐 나갈 진정한 존재의 인식이 중요한 이유다.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shlee@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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