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심혈관질환 진단부터 효과예측까지..핵심 SW 개발 성공

연세세브란스병원이 각종 의료영상을 분석해 심혈관질환 부위와 치료방법, 치료 결과까지 예측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한편 데이터 기반 치료계획 수립, 임상시험 시간 단축 등에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글로벌 의료기관 '러브콜'도 뜨겁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연세-세다스 시나이 심장융합영상연구센터'는 심혈관질환 의료영상 분할 및 질병 진행 예측 SW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SW는 △영상 분할기술 △정량화 기술 △역학적 시뮬레이션 기술로 구성된다. 동맥경화 등 각종 심혈관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촬영한 영상정보를 분석해 병 부위만 정확하게 분할한다. 디지털화된 영상정보 중 질병과 연관된 '영상기반 대리표지자(바이오마커 일종)' 발굴로 가능했다. 영상에서 병 부위를 잘라내는 동시에 수치화한다. 병명, 위치, 중증도 등을 파악한다.

진단 영역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예측까지 구현했다. 구조화, 수치화한 정보를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가상 연산으로 치료결과를 예측한다. 효과 판정을 가능해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센터는 2012년 연세 세브란스병원과 미국 세다스 시나이병원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교육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사업 지원을 받았다. 해외 연구기관과 협업해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현지 적용 거점 마련이 목적이다.

의료영상분석 전담연구원을 고용해 중앙영상분석 연구팀을 꾸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따라 기록, 영상 보관, 개인 정보보호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영상분석, 딥러닝, 이미지 시퀀싱 등 각종 기술을 융합해 약 6년간 연구 끝에 SW 개발에 성공했다.

장혁재 연세-세다스 시나이 심장융합영상연구센터장은 “해당 SW는 의료영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필요한 융·복합 기술”이라면서 “적은 비용으로 경과가 나쁠 환자를 예측하고, 최적 치료방법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환자 치료와 임상시험에 적용 가능하다.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 진단, 치료를 위해 침습적 관상동맥 조영술이 널리 쓰인다. 하지만 조영술을 받은 환자 중 3분의 1만 관상동맥질환을 갖는다.

대부분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정보 분석이 의료진 주관적으로 이뤄지는데다 미세한 병변을 놓치는 사례도 있는 탓이다. 이번에 개발한 SW는 영상에서 병의 위치와 크기뿐만 아니라 병이 악화·호전될 가능성까지 제공한다. 환자 맞춤형 치료계획 수립에 기반 정보가 된다. 제약사 등 신약개발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시험 단계별로 약 효능을 시뮬레이션한다.

국내외 러브콜도 쏟아진다. 현재 센터는 SW를 활용해 웨일 코넬의과대학이 주관하는 다국가 다기관 임상연구 영상 분석을 맡는다.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약 30개 대학, 기관이 영상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헬스케어 기업과 협업해 의료 솔루션 출시도 논의 중이다.

장 센터장은 “미국 대형 대학에 기술이전을 제안했으며 수십개 기관의 영상 분석 의뢰가 들어온다”면서 “의료 솔루션 가치는 물론 정확한 진단과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계획 수립 등 환자 건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