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올해 달 관광 계획 무기한 연기

스페이스X 로켓 발사 장면.
스페이스X 로켓 발사 장면.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사업체 스페이스X가 올해 관광객 2명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 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올해 12월에나 첫 유인 시험비행에 나설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통보했다.

시험비행에 이어 통상적 유인 비행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만큼 우주관광은 최소한 내년 중반으로 미뤄진 셈이다. 이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제임스 글리슨 스페이스X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우주관광이 연기됐다고 확인했으나 언제 실현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주관광은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지난해 2월 전격적으로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승객 2명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액을 예치했고 건강 테스트와 훈련을 위한 준비작업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스페이스X의 설명이었다.

WSJ은 우주관광 연기가 스페이스X 위성 발사 사업이 순조롭지 못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최대 28회에 이를 위성 발사가 내년엔 40%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망이다. 귄 쇼트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겸 사장은 지난달 MSNBC 인터뷰에서 내년 위성 발사 횟수를 18회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은 대형 민간위성 제작·발사 수요가 부진하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관련 업계는 스페이스X의 야심작인 '팰컨 헤비'가 수요를 끌어낼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팰컨 헤비는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인 팰컨 9호보다 추진력이 증강됐다. 지난 2월 첫 비행을 했다. 스페이스X는 향후 몇 년간 미국과 유럽이 활용하는 로켓 퇴역을 예상해 팰컨 헤비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상대적으로 추진력이 낮은 로켓을 요구하는 소형 위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주사업 컨설턴트인 찰스 밀러는 “팰컨 9호 로켓의 개량형이 팰컨 헤비의 상업적 수요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잠식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