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식물 생산량 높이는 단백질 발견

국내 연구진이 식물 체내 에너지 이동 통로를 늘려 더 많은 열매를 맺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지구온난화로 비롯된 식물 생산성 저하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황일두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광합성 산물이 지나가는 '체관' 발달을 조절하는 과정을 규명하고, 식물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야생식물과 '줄기' 발현 억제 식물의 체관 및 종자 표현형을 비교한 모습.
야생식물과 '줄기' 발현 억제 식물의 체관 및 종자 표현형을 비교한 모습.

연구팀은 애기장대나 담배와 같은 관다발 식물이 체관을 발달시키는데 관여하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견했다.

우리말로 '줄기'라고 이름붙인 이 단백질은 체관 발달을 유도하는 RNA 접힘구조(G-쿼드러플렉스)에 결합해 체관 발달을 억제하는 '음성 조절자'다. 양성 조절자 역할을 하는 전령 RNA 'SMXL4/5'를 억제해 전체 체관 발달을 조절한다. 줄기 단백질 발현을 줄이면 식물 내 체관 수를 늘리고, 광합성 산물인 당이 이동하는 양을 늘릴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실험으로 생산성 증가 효과를 입증했다. 줄기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자 체관 수와 당 수송량이 늘어나고, 식물 종자 크기 및 무게가 최대 40%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황일두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황일두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로 G-쿼드러플렉스 구조로 새로운 체관 발달 조절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이론으로만 제안됐던 식물 에너지 수송 능력과 생산성 사이 연관성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황일두 교수는 “세계는 기후 변화로 식물 생산성 저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성과가 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